교양 쌓고 대인관계 넓히고 ‘기쁨 두배’
환자를 보느라 심신이 지친 가운데서도 짬짬이 시간을 내서 향학열을 불사르고 있는 치과의사가 주변에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치의학대학원이나 경영대학원, 의료경영대학원 등 치의학 및 진료와 연관된 공부 뿐만 아니라 치의학과 전혀 무관한 일반대학원에 다니거나 방송통신대학교 등에 편입해 공부를 계속하는 치과의사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광철 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은 지금부터 10년 전에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최고경제과정(2기)을 마치고 현재 2기 동기회 회장을 맡고 있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통해 치과의사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높이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 부의장은 “의학만 공부하다보니 시야가 좁을 것 같아 더 넓은 공부를 하기 위해 선택했다”며 “강사로 국무총리, 장관, 국회의원 등이 나와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강의가 많았다"면서 후배 치과의사들에게 열정을 갖고 생활하는 치과의사가 됐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송파구에 개원하고 있는 김재형 원장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일문학과 1회 졸업생이다.
아마추어 무선을 취미삼아 하다가 일본어의 필요성을 느껴 늦깎이로 방통대에 지난 99년 3월 입학했다.
김원장은 일본어과를 졸업한 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곧바로 중어중문학과에 편입해 올해 2월 또 하나의 학사학위를 갖고 있다.
김 원장은 “이것저것 많이 하다보니 주변에서 별나다는 소리도 많이 듣기도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관심 영역을 넓히다 보면 생각이 풍부해지고 인간에 대한 이해도 깊어진다"고 공부를 계속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 원장의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와 인식, 또한 인문학적인 교양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준규 대한치과교정학회 회장도 방송통신대학 일본어과를 졸업했다.
이 회장은 “어학획득도 한가지 이유지만 한일의 역사를 알아야 용서를 하더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일본을 더 깊이 알기 위해 공부했다"며 “공부하면서 인간적으로 더 성숙해지고 정말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눈뜰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노령화 시대에 세컨드 라이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나름대로 준비하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 된다”고 조언했다.
천안의 이원종 원장은 진료와 무료진료봉사 등 바쁜 나날을 보내는 가운데 상명대학교 미술학 석사 과정을 마쳐 뛰어난 사진솜씨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서울지부 섭외이사를 맡고 있는 이시혁 원장은 3년과정의 예술의 전당 아카데미 사진 과정을 마친데 이어 현재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다.
이 이사는 지난 6월 SIDEX때 뛰어난 감각을 활용해 서울나이트와 작품전시회 등을 열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와같이 치과계 이외의 다방면에서 취미 삼아 혹은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분야에 욕심을 갖고 시간을 투자하며 주경야독하고 있는 치과의사들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공부를 계속함으로써 의욕과 성취감도 생기고 지식도 넓힐 수 있는 등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나태해지는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새로운 분야를 접하면서 인간관계의 폭도 넓어지는데도 치과의사들의 열정도 알리는데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