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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언제나 어디서나 존경받는 의사
김영진(본지 집필위원)

관리자 기자  2000.03.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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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직후, 영국은 극도의 연료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 당시 박사학위를 가진 한 인류학자가 어느 도시로 이사를 했는데 그는 거기서 보통 사람보다 많은 석탄을 배급받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은 석탄 배급소에서 그의 박사학위를 의사의 닥터로 착각했기 때문이었다.] 위의 글과 본 시론의 제목은 타임 라이프사에서 펴낸 과학 시리즈 [의사와 의학] 본문 첫 페이지의 첫 구절이다. 다음은 최근 모 주간지에 보도된 내용이다. [의사들은 대학 진학 때부터 높은 커트라인을 뚫고 들어갔다. 6년 이상의 대학 생활과 수련의 과정을 이수하다 보면 십 이삼년은 훌쩍 지나간다. 등록금도 비쌌고 재학중 인고의 노력을 다했을 뿐 아니라 수련기간 중에는 쥐꼬리만한 봉급을 받으며 하루 20시간씩 일했다.] [서초동 Y의원의 한달 수익 계산서를 본다. 매일 진료하는 환자수는 60여명. 약가가 빠진 의료보험 수가를 합친 수입금은 약 9백만원. 운영 경비와 초기 투자비의 감가상각후 월 40만원 정도가 의사의 순수익으로 남는다.] [이민을 준비중인 전문의 P씨는 개원했다가 파산한 후 고용의사 생활을 하고 있지만 [여기서 의사로 일하는 것보다 이민가서 수퍼마켓이나 하는게 더 인간적일 것]이라며 호주 이민 신청을 했더니 [또 의사냐]면서 꽤 오래 걸릴 것이라고 하더라]고 전한다. 지난 77년 의료보험이 실시될 때 정부는 나라의 재정이 좋아질 때까지 조금만 참아달라며 상식 이하의 진료비를 책정하고 의사들의 희생을 강요하면서 국민에겐 마냥 선심 행정을 펴는 듯 행세해 왔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 수가인상은 의료기관들의 경영압박을 가중시키더니 후안무치한 의료정책으로 막대한 적립금마저 몽땅 탕진하고, 병의원의 경영개선을 위한 기술료와 검사료의 인상 등 당면 과제는 덮어둔 채 전시행정에 다름아닌 의약분업을 강행하려 함으로써 개원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성실한 의사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최근 언론에 회자되는 통탄스러운 사례들을 보자. [제도권 의료계에서 유통되는 의료비가 3분의 1이라면 보약이나 강장제 등 대체의학권에서 유통되는 의료비는 3분의 2 이상되는게 현실이다.] [강남 룸싸롱의 방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오후 7시 이전에 한사람이 먼저가서 지키고 있어야 한다. 20대 초반이 대부분인 고객의 하룻밤 술값이 1천만원을 넘는 것은 보통이다.] 전도된 가치관이 보편화한 사회를 창조하신 분들이시여! 賢者는 絶叫한다, 뿌린대로 거두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