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일간신문과 방송에서 턱관절장애를 치료하면 성장기의 학생들의 키가 더 잘자란다는
기사가 보도된 모양이다. 내가 근무하는 대학병원에도 그런가를 확인하려는 환자들이 여럿
있었다. 나는 과문한 탓이지 그런 내용을 교과서나 학술적으로 인정받는 국내외의 어느
저널에서도 본적이 없다. 나를 더욱 황당하게 하는 것은 악관잘장애를 치료하면 불임증도
해결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치과의사도 있는 모양이다.
악관절에서 개폐구시 또는 음식물을 저작시 소리가 나는 사람이 많다. 전체 인구의 1/3 내지
1/4에서 악관절잡음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런 악관절잡음을 구강내 장치나
보철, 교정 또는 구강외과적 시술로 치료하려는 시도는 별 의미가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관절잡음(clicking sound)을 가진 모든 환자는 치료를 요하는가?」라는 질문에 미국
악관절장애 전문가의 1백%가 그렇지 않다고 답하고 있다. 그런데 실력도 있고 인격적으로
훌륭하다고 믿고 있는 치과의사들인데 그런 치과의사에게 관절잡음이나 악관절통증을
교정치료 받다가 우리병원에 왔다고 하는 환자를 만나면 나는 반신반의하게 된다.
7더욱이 환자중에는 한의원에서 간이 스프린트(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으나)를
구매하였다는 이야기도 한다. 그 포장에는 「氣」자가 쓰여 있는데 스프린트도 「氣」를
받아야 하는가 보다. 요즈음 세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도올 김용옥선생이 강의에서
「氣」를 가지고 장사하는 자들은 사기꾼이라고 하던데 필자도 동감이다. 치과의사중에
「氣」를 가지고 비지니스하는 사람은 없는지?
1999년 12월 2일 발표한 미국 갤럽조사에 의하면 치과의사의 정직성이나 윤리적 측면은
45종의 직업중 9위에 해당되었다. 1998년 조사에 의하면 약사, 목사, 의사에 이어
대학선생님과 함께 4위 였었고 1990년대 초에는 2위 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치과의사의
정직성이나 윤리적 측면은 상당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제 우리 치과의사는 희망찬 장래를 위하여 우선 정직성과 도덕성 및 윤리적 측면을
제고시키고 유지시켜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러기 위하여 우리는 지금 우리가
치료하고자 하는 치료법이 첫째,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인가? 둘째, 가장 부작용이 적은
방법인가? 셋째, 치료효과가 가장 오래 지속되는 방법인가?를 염두에 두고 이 세가지의
최대공약수를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단히 호미로도 치료할 수 있는 일에
불도저를 들이대는 우를 범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