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치과의사신용협동조합의 임원선출이 또다시 유예됨에 따라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서울치의신협은 정기총회 때 임원선출이 조합원수 참석미달로 유예되어 1개월내인 지난 20일
임시총회를 열었으나 또다시 조합원수 미달로 유예됐다.
이로써 서울치의신협은 또다시 임시총회를 열어 임원을 선출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문제는 이사장을 비롯, 이사진조차 경선으로 치닫는데 있었다. 전형위원회에서 추천한 변영남
후보와 조웅 前이사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홍성태 이사가 이사장 후보로 나서면서부터 이같은
사태는 예견됐다고 하겠다.
이번 임시총회는 조합원이 1백64명밖에 참석치 않아 애초부터 개회조차 못한 상태로
진행됐다. 개회조차 못한 상태에서 만장일치로 임원을 선출한다고 해도 추후 법적인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었다. 누구 한명이라도 1개월이내 문제를 삼을 경우 여지없이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태를 보면서 먼저 근본적으로 서울치의신협을 온전하게 이끌어가지 못한
전임집행부에게 일차적인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내부갈등을 화합으로 승화시키지 못한
전임이사장이나 단체 사직이라는 초강수로밖에 갈 수 없었던 딱한 사정이 있었겠지만
어찌됐든 조합운영의 문제점을 가시화시킨 5명의 이사진들도 이번 사태의 일차적인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경선구도로 치달은 양 후보진영에 더 큰 문제가 있었다고 하겠다.
서울치의신협은 이번 계기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두차례의 경선이
모두 무산됨으로 인해 그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물론 아직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이날 총회에 참석한 상당수 조합원들의 실망어린 발걸음을 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어느 조합원의 지적대로 서울치의신협 이사장 자리가 큰 감투라기보다 동료인 치과의사들을
위한 봉사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익단체의 자리인 양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자조어린 한탄과 함께 내뱉은 말을 음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일각에서 일고 있는 이들 양 후보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질타한 목소리에도 귀기울여
봐야 할 것이다. 적어도 단일 후보이건 아니건 간에 출마한 입후보자들은 선거에 필요한
2백51명의 조합원들을 독려하여 참석시키는데 주력했어야 했다.
물론 이 문제는 입후보자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아무리 경선구도로 갈 생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일단 경선이 됐으면 조합원을 동원해서라도 선거를 치렀어야 했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지적이다.
어찌되었건 이러한 분열양상은 결국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간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벌써 몇달째 서울치의신협은 정기총회, 임시총회 준비로 불필요한(?) 인력과 자금을 소비하고
있다. 그 이전에는 신협 중앙회 특별검사 관계로, 또 앞으로는 또다시 임시총회 관계로
끝없는 불필요한 소모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신협 임직원들이 다른 일도 못하고 이
일에만 매달리는 꼴이 되고 있다. 이러한 양상으로 인해 서울치의신협은 결국 경영 부실화될
우려가 있으며 이는 막바로 조합원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것이다.
항간에는 이러한 유예사태가 계속되자 누군가의 의도대로 임시 이사체제로 가기 위한 포석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는 경우까지 발생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제 두 후보진영은 어느
조합원의 절규어린 지적처럼 『과거 서로 존경하고 아끼며 신뢰로 이끌어온 서울치의신협이
어떻게 이 지경까지 됐는가』라고 반문하는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두 후보진 모두 진정 조합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조합원
입장에서 정리해야 할 때이다. 더이상 서울치의신협이 표류하는 일이 없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야 할 때이다.
때를 놓쳐 모든 것을 잃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바랄 따름이다. 그럼으로써 조합원들이
자신의 재산을 마음놓고 믿고 맡길 수 있는 서울치의신협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최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