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발생한 부산 부일외국어고등학교 수학여행단 교통사고 참사에서 치아감별을 통해
사망자 13명의 신원을 확인한 치과의사의 활약이 두드러져 화제가 된 바 있다. 법치의학은
이처럼 신원미상 사망자의 신원 확인에 절대적인 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국내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그 필요성에 대한 욕구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어느 일요일 월넛크릭(Walnut Creek) 지역의 소아치과 전문의 듀앤 스펜서(Duane
Spencer) 박사는 신문을 읽다가 충돌 후 화염에 휩싸인 밴 사고로 죽은 한 가족의 사진을
보게 됐다. 리버모어(Livermore) 출신인 데니스·샌디 미첼(Dennis and Sandy Mitchell)
부부와 그들의 여섯 자녀가 미소짓고 있는 사진이었다. 아버지인 데니스만이 이 사고에서
목숨을 건졌다.
두시간 후 스펜서 박사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앨라배마 코로너 경찰서는 3∼15세인
미첼家 어린이들의 신원 확인에 스펜서 박사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
그 지역의 유일한 공식 법치의학자인 스펜서 박사는 아주 어린 아이들은 치과진료 기록이
없었기 때문에 치아를 통해 확인된 연령을 기초로 불에 탄 시신의 신원을 확인했다.
스펜서 박사는 미첼家 어린이들의 신원확인 후 『그들이 어린아이였고 두시간 전 신문에서
그들의 웃는 얼굴을 보고 난 후였기 때문에 이번 케이스는 법치의학자로 살아온 지난 25년간
가장 힘든 케이스였다』고 말했다.
<송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