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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부모협회에 버려진 아이들 치과진료
이승호 원장

관리자 기자  2000.11.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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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랑보다 훈훈한 이웃사랑
쌀쌀한 가을 날씨에 들어선 가톨릭 치과병원은 따뜻한 차 한잔 마시기 좋은 카페처럼 푸근했다. 거기서 가톨릭 치과의 李承鎬(이승호) 원장을 만났다. 李원장 또한 푸근한 인상에 부드러운 목소리로 환자들을 맞아주고 있었다. 깨끗한 원장실에서 차 한잔 마시다가 구석에 눈에 띄는 사진이 하나가 있어서 가만히 보니 李姬鎬(이희호) 영부인과 車興奉(차흥봉) 전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이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사진 사연 좀 부탁하니 쑥쓰럽다고 말을 안 하다가, “수양부모협회가 청와대에 가서 식사 한번 한 것”이라고 겨우 입을 뗀다. “수양부모협회는 IMF이후 결손 가정이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아동들을 키울 요양시설이 부족해서 해외로 입양되거나 버려지는 아이들이 많아서 가정붕괴로 버려진 아이들을 위탁 가정에서 자기 아이들처럼 키우고자 하는 단체입니다.” 원장님은 거기서 아이들 치과 진료 및 부모들에게 치의학 강의를 해 주고 있다. “아이들은 특히 충치가 많은데, 부모가 손쓰지 못하고 있으니 치아 상태가 아주 열악합니다. 그래서 치과 의사분들이 많이 도와주고 계시는데, 거기서 저도 봉사활동을 하다가 청와대에 가게 된 것이지요.” 봉사정신은 그렇게 여유가 많은 사람들이 아닌 평범한 가정에서 더욱 많이 봉사하는 것에 이원장님은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봉사활동이 알려져서 청와대에서 영부인과 식사를 하며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였다. 또 李원장은 88년부터 한국청년회의소에서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처음에는 울릉도에서 설근유착증인 혀 짧은 아이들을 상대로 무료로 수술을 해주었다. 당시 울릉도는 오지로 분류되는 곳이었고 치과가 거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무척 힘들었을 텐데도 그는 “관광 한번 잘하고 왔습니다.”하고 대수로이 여기지 않았다. 현재도 이 활동은 계속하고 있지만,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봉사활동 기회가 적은 편이라고 걱정이다. 벽지의 초등학생 아이들을 돌보는 양호선생님이라든가 단체의 관계자들이 연락을 주면 언제든지 나가서 치료를 해 주고 있다. 李원장은 그곳에서 봉사활동 중 알게된 김민수 신부님의 소개로 평화방송과 함께 한달에 한번 양로원에 나가서 노인들 진료를 해주고 있다. 노인들에게 무료 진료 해주고, 칫솔과 치실 등을 무료로 나누어주고 여력이 닿는 한 틀니도 무료로 해 주고 있다. 李원장이 운영하는 가톨릭 치과는 매주 토요일 1시간씩 의사와 간호사 등 직원 모두가 학습 겸 세미나를 하는데 영어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환자들에게 좀 더 고급 치료를 해주기 위해서 공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직원들도 매우 흡족해 한다. 마지막으로 李원장은 봉사활동중 기억이 남는 분이 있다고 말했다. “할머님 한분께 무료로 틀니를 해 드린 적이 있는데, 나중에 방문했을 때 그분께서 꼬깃꼬깃 접은 천원짜리와 5천원짜리로 5만원이 든 봉투를 강제로 두고 가셔서 그 봉투를 한동안가슴속에 넣고 다닌 적이 있지요.”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