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새해맞이
지난달 26일 오후 3시 장연화 예비검사를 만났다.
서울이 영하 10도로 내려갔던 날. 교대 앞의 한 카페. 그녀의 도착은 좀 늦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어제여서 빙판 길에 차가 많이 막혔단다. 점퍼에 편안해 보이는 바지차림…
긴 단발에 웨이브진 파마머리. 화장은 맨 얼굴에 붉은빛이 감도는 립스틱 하나만 가볍게…
자칫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을법한 차림에 스마트해 보이는 금테안경으로 깔끔한 마무리…
그리고 꾸밈없는 미소… 올해 우리나이로 서른 셋. 이제 갓 돌을 지난 딸아이의 엄마.
남편의 아내. 그리고 예비검사.
그녀는 예뻤다. 서른살의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만큼…
치대졸업 후 법대편입
몇번 고배 끝에 합격
여 검사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이미 세간에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하다. 하지만 우리가 그녀의
삶에 주목하는 또 한가지 이유는 평범치만은 않았던 그녀의 인생항로와 삶을 대하는
그녀만의 여유 자적한 태도 때문. 진주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그곳에서 자란 그녀.
그녀는 영화와 팝송을 좋아하고 TV보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해 당시 연예인에 대해서라면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한때 연예부기자를 꿈꿔보기도 했단다.
그때 꿈 많던 그 여고생은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에 진학했고 수업은 빠져본 적이 없는
모범생이 됐다. 본과3학년 때 의료소송에 대한 수업을 받으면서 법조계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 그녀는, 93년 치대 졸업과 동시에 연대 법학과에 편입, 사법고시에 패스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에 뛰어 들었다.
몇 번에 고배를 마신 후 97년 1차 시험합격, 98년 2,3차 합격. 지금의 위치까지 왔다.
순탄하게만 보이는 그녀에게도 좌절의 시기는 있었다. 96년 시험에 떨어지고 자포자기 상태,
일할 만한 치과자리를 알아봤으나 취업은 쉽지 않았다. 그녀는 이를 `운"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때 일자리를 구했더라면 지금의 자신은 없었을 거라고… 매번 어려운 고비에도
그녀를 버티게 했던 것은 함께 공부하던 동료들과 부모님의 끝없는 응원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 자신이 의지력이었다. 시험, 그것도 보통의 시험도 아니고 사법고시.
대개는 피나는 노력, 치열함, 전쟁터 등으로 표현되는 이 시험을 그녀는 `축제날"이라
표현한다. 다들 시험 앞에서 어쩔 줄 몰라 망설이고 두려워하고 떨고 있을 때 시험 뒤에
있을 밝은 미래를 생각하며 `축제"를 떠올렸다는 그녀. 이런 그녀의 여유 자적한 삶의
자세가 모든 이들로 하여금 그녀의 삶을 주목하도록 만들 수 있었던 그 원동력이 아닐는지…
출산예정일 임박 불구
8시간동안 시험치러
돈 잘 버는 변호사보다 검사가 좋다는 그녀.
검사 직무대리시절 돈 없는 노숙자가 상해진단서를 뗄 돈이 없다고 증거물로 서류와 함께
제출한 치아. 치아가 상해 전에 탈구된 것인지, 상해를 입고 탈구된 것인지가 사건의 관건.
당시 담당 검사는 그녀가 치대를 졸업한 사실을 알고 그녀에게 치아상태를 의뢰, 탈구된
치아가 상해전의 것임을 밝혀내고 사건을 일단락 지었다. 이 일을 맡은 것을 계기로 그녀는
검사가 되고 싶다는 결심을 굳혔고,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에 열중했다.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99년 결혼을 한 그녀는 연수원 1년 차였던 99년 12월말 예정일을 며칠
앞둔 임산부가 돼 있었다.
그러나 임산부라고 12월 기말고사 예외일 순 없었다. 예정일이 오늘, 내일 하는 찰나. 그녀는
시험장 안에서 남들과 똑같이 장장 8시간을 견뎌내고 꿋꿋이 시험을 치뤄냈다. 시험을
치루고 나서 일주일 후에 출산을 했다며 안도의 한 숨을 쉬는 그녀… 그 당시의 힘들었던
상황이 다시 생각이 나나보다.
수많은 어려움과 힘든 상황을 견뎌내고 이제 그녀는 그녀의 `축제"를 즐긴다. 그 얼마나
기다리던 날인가. 이제 곧 그녀는 장연화 검사가 된다.
"법·치의학 두루아는
장점 살려 봉사할터"
6년이란 긴 세월을 연대치대에서 공부한 그녀. 치과의사이기를 포기하고 검사가 됐다.
그 시간들, 포기한 꿈… 아까울 성도 싶은데… 그녀는 별로 아까운 눈치가 아니다. 그녀의
못 다한 몫을 그녀의 남편이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남편은 서울치대 출신의
이강운원장.
그녀의 남편이 치과의사이기도 하고 자신 또한 치대를 졸업했으니 치과계에 아는 사람도
제법 있을 법하다.
아닌게 아니라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난 후 여기저기서 든든한 조언자가 생겨 반갑다는
인사를 많이 받는단다. 법조계인들이 치과계에 문외한인 것처럼, 치과계인들이 법조계에
문외한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며 이 둘을 다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써 이런 장점을 살려
모두에 도움이 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