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여 봉사 아쉬움 많아
주어진 시간 최선다해
생소한 첫 풍경
두려움 느껴
이제 이곳 페루국 나의 생활에 어려운 점이나 웃기는 일이나 위험하였던 일 그리고 보람된
일에 대하여 기술할까 합니다.
5년전 이곳에 부임시에는 페루라는 나라가 어느 곳에 있는지 지도를 펴고 찾아보아야 될
정도로 생소한 곳이었으며 특히 언어(스페인어), 풍습, 기후, 환경 물론 전무한 상태로 이곳
리마공항에 도착하고 보니 우리나라 초창기 속초 비행장과 같이 허허벌판에 왜 그리 많은
경찰이나 군인이 기관총을 들고 서성거리며 눈들이 사나운 것이 공포감을 주었던 것이 첫
인상이며 시내로 진입시에는 가로등이 없어서 자동차 헤드라이트로만 희미하게 보이는
물체들이 모두 나를 반겨주지 않는 것 같아 마음조리며 숙소에 도착하였습니다.
이곳 리마는 9월이면 한참 겨울인데 새벽에 바다 안개가 끼고 축축하고 살을 콕콕 찌르는
듯한 추위는 도저히 뜬 눈으로 밤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 나름대로 일본어나
영어로서 통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꿈같이 사라지고 이제부터 열심히 공부하여야만
계약된 날까지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하여 보았으나 나이 관계도 있어 시차
적응이 안되는지 펜만 들면 잠이 원망스럽기만 하였습니다.
항상 경계심 속
몸무게까지 줄어
그러나 버티기 위하여서는 현지인들과 손짓, 말짓,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묻고 묻고 하여서
생활하다 보니 사전이 손에서 떠날 날이 없었고 체중이 거의 8kg정도 줄어들 정도였습니다.
안 먹는 것보다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생활하면 다이어트가 필요치 않다는 것을 이곳에서
느꼈고 겨우 마음먹고 시내 나들이시에는 앞 뒤 옆 항상 곁눈질하며 걷는 습관은 5년이
지났는데도 마찬가지로 경계심을 잃지 않게 했습니다.
출근시 차창가로 밖을 보니 버스타기 위하여 두 원주민 여인이 머리에는 바구니를 이고
등에는 아이를 업고 한 손에는 또다른 아이를 손잡고 한손에는 버스값 1sol(한국돈
400원인데 버스값은 200원 정도)을 들고 있었는데, 두 청년이 여인 뒤로 살금살금
다가서더니 뒤에서 돈 든 손을 당수하는 식으로 치니까 1sol이 땅에 떨어져 이것을 서로
가지려고 다투며 여인이 바구니와 아이들을 모두 버리고 끝까지 쫓아가는 모습을 볼 때 너무
힘든 생활을 하는가 하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백주 거리 떼강도
칼에 찔리기도
이곳 panaamerica norte는 1번 고속도로인데 우리 한국 퇴계로보다도 무질서하여 사람들이
마음대로 건너다니고(물론 고가도로가 있지만) 장사꾼들이 아우성치며 물건을 팔러 다니고,
담배 꽁초를 마음대로 차창가로 던지며, 버스에서는 구토한 봉다리가 튀어나와 길거리를
더럽게 만들고, 구걸하는 사람들은 돈 안주면 돌로 차창 앞 유리로 깬다고 협박하는 장면은
비일비재한 것입니다.
그래도 1년이상 이 거리를 출근 통과하였으니 다소 자신감이 들어 지루하고 더위에 못이겨
옆 창문을 열고 운전하다 정체되어 나의 자동차가 정차하였을 때, 운전대를 잡은 나의
왼손이 갑자기 들어지며 왼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를 풀려고 하는 순간 나이답지 않게
바른손으로 얼굴을 후려치니까 그의 두 눈은 아직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칠 정도로 노려보며
갑자기 반항하던 왼손 손목에 칼을 찔러 피가 나오는 모습을 볼 때 이제 다음은 목에 칼을
찔릴 것이라 생각되니 두손 들 수밖에 없었고 또한 한 놈은 잠근 차문을 열고 나의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는 것이 아닌가.
시계는 물건이려니와 지갑까지 뺏기고 피가 옷깃을 적셔올 때는 이곳까지 와서 이런 꼴을
당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정신을 가다듬고 지갑의 돈을 뺏겨도 이곳 생활에 중요한 증명서들이 걱정되어
뒤돌아가는 청년들을 불러서 서툰 스페인 말로 돈은 가져가도 증명서는 나를 주고 가라고
하니 유유히 내 지갑에서 돈만 꺼내고 지갑을 길거리에 던지고 도망가지도 않고 걸어가는
모습은 이곳 남미아니면 볼 수도 없는 광경이며 더 웃기는 일은 순경이 옆에서 딴 짓을
하다가 뒤늦게야 나에게 다가와서 친절하게 무엇을 잃어버린 것이나 없냐고 물으며 순경
자체도 용돈을 뜯으려는 것은 더 가관이었습니다.
매년 2월 한달은 길거리에 다닐 때 특히 조심하여야 할 것은 난간 위에서나 고가교 위에서는
자동차를 향하여 쑥을 뿌리는 풍습이 있는데 특히 기술할만한 기사는 리마대학교 앞
퇴교하는 여대생에게 (먹는 물이 귀한 나라이므로) 시궁창물을 바가지로 퍼서 뿌리는 모습은
참으로 가관입니다.
남녀관계 개방풍습
라틴 특유 정열넘쳐
또한 남녀관계에 있어서는 완전히 개방되어 있으며 가난한 사람일수록 수치심 없는 일들이
많은 나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