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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일본역사 왜곡 ‘분노’
김영일(본지 집필위원)

관리자 기자  2001.05.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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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제 합병에 대해 ‘조선의 개국 후 근대화를 돕기 위해’ 등으로 절정을 이뤄나가는 왜곡된 일본 교과서의 만행을 대할 때마다 필자는 이에 맞설 수 있는 국민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껴왔다. 정의를 부르짖는 진실의 목소리가 하나로 규합될 때 보다 더 큰 힘은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사실 속단일런지는 모르지만 일본의 한국에 대한 역사왜곡은 오늘의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지난 95년 호주에 잠시 머물 때였다. 그곳에는 일본에서 유학 온 대학생들이 많았는데 놀라운 것은 일본이 과거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 대한 ‘식민지 만행"역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8·15 광복절이 감격스러운 나머지 운동장에서 태극기 깃발을 드날리는 한국 학생들을 보면서도 그들은 그 이유를 까맣게 모르고 있을 정도였다. 역사가 한편 ‘산사람이 죽은 사람의 행적에 대한 기교’라고는 했지만 어떻게 일본이라는 나라가 진실을 숨긴채 저렇게도 도도할 수 있을까?" 한탄하던 그 때를 필자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옛 선조들의 잘못된 역사의 흔적을 박물관에 전시해 놓고 현장교육을 시키는 호주와 일본의 교육정책을 비교해 볼 때 그때의 참담함은 이루 헤아릴 수 조차 없는 것이었다. 죄를 범하고 뉘우치면 진실에 접근할 수 있지만, 죄를 범하고도 그것을 숨기려하거나 미화하려 한다면 더 큰 범죄가 아닐까? 지금의 일본이라는 나라가 그렇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역사왜곡에 대한 감정이 무르익고 있지만 행동으로 나서는 것은 국가나 특정단체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민족혼을 말살하려 들었고, 우리의 선조들을 전쟁터의 실탄받이와 위안부로 끌고 간 그 참담한 역사가 왜곡되는 시점에서 우리는 입이 있어도 말을 하지 않고 있으며 손과 발이 있어도 행동하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닌가? 분노하고 있으나 참으려고만 하는 것은 아닌가? 우리 모두가 각성해야 될 일이다. 생각이 깊고 풍부한 것이 식자층이요, 그 중에서 치과의사협회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생각이 풍부하기 때문에 응당 잘못에 대하여 더 열렬히 분노할 줄 알아야 하고 손과 발이 있기에 행동해야 하는 것이 진실이요, 정의인 것이다.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에 앞장서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머지않아 왜곡된 역사의 실상은 흐지부지되고마는 최악의 현실을 맞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세계 각처에서 거만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일본인들, 한민족을 살상한 과오를 뉘우치지 않는 그들이 언제 다시 우리의 민족을 짓밟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민족의 문제에는 온 국민이 나서야 한다. 필자는 이 점을 식자층의 구성원인 전국의 모든 회원님들에게 호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