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와 짐 나눠지는 치과의사
매달 화요일(격주) 오전이면 송파구 방이동 방이복지관에는 장애인 치과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바로 金美愛(김미애·서강치과) 원장이 진료를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金 원장이 진료봉사를 한지도 어느새 4년째로 접어든다. 방이복지관이 설립된 지난 98년부터 단 하루도 진료일에 빠진 적이 없을 정도로 金 원장의 장애인 사랑은 특별나다.
“친척 중에도 장애인이 있어요. 처음엔 그냥 안됐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곁에서 지켜보니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차 보였어요. 장애인들의 짐을 조금이라도 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어요.”
金 원장의 집안은 3대째 치과의사 직업을 물려오고 있다. 실제 金 원장의 선친도 주말이면 무의촌 진료 등 봉사활동에 적극적이었다고 했다.
金 원장이 방이복지관에 마련된 장애인전용 치과에서 하루 평균 돌보는 장애인은 6∼7명. 하지만 예정된 시간보다 환자가 많을 때가 대부분. 그래서 金 원장은 점심시간도 자주 반납하고 있다.
“보통 미리 예약된 환자들 위주로 진료를 하고 있지만 저를 찾아온 환자들을 어떻게 그냥 보낼 수 있겠어요? 점심시간도 아껴야죠.”
방이복지관에서의 모든 진료는 무료다. 더구나 간단한 치료 외의 경우는 직접 金 원장의 치과에서 치료하고 있는 실정. 하지만 생활보호 대상자가 아닌 장애인도 무료진료에 대해 문의해 올 때는 金 원장도 난처하다고 전한다.
특히 金 원장의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 목발을 짚고 다니는 하반신 장애인으로 사회에 대한 반감 때문에 매사 신경질적이었단다. 치과위생사도 무서워서 꺼릴 정도였는데 金 원장의 노력으로 지금은 매우 온순해져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으러 올 정도가 됐다. 金 원장은 치아건강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장애인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金 원장에게는 작은 꿈이 있다. 4층에 위치해 있는 金 원장의 치과가 장애인들에게 불편하기 때문에 머지않아 1층으로 옮기고 싶다. 또 장애인을 위한 전용 칸을 마련해 좀더 장애인들이 편하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현재 방이복지관내 장애인전용 치과에 상주하고 있는 직원은 치과위생사 1명뿐. 치과의사는 金 원장을 포함해 뜻있는 9명이 동참하고 있으며 기공사도 1명 있다. 동참 문의 : 방이복지관(3432-0477∼9)
<신경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