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팀과 합동진료, 유니트체어 기증도
“선생님의 수술은 언제봐도 완벽합니다. 정말 그 기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교수님 수술하는 것을 보노라면 마치 마술하는 것 같아요.”
의료기술적인 면에서 한국보다 한 수 위로 알려진 일본 의료진이 閔丙一(민병일) 서울치대 명예교수에게 간곡히 청한다. 그의 수술실력은 이미 일본에 정평이 나 있는 상태다.
9년째 일본 의료진들과 베트남 무료 언청이 수술을 해 주고 있는 閔丙一(민병일) 명예교수는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베트남을 향한 비행기에 몸을 맡겼다.
서울치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을 때부터 시작한 언청이 무료진료 봉사활동 년수가 올해로 34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베트남에서의 봉사활동은 내년이면 10년째.
閔 명예교수는 구랍 14일부터 29일까지 2주간 베트남에 머물면서 많게는 하루에 12시간씩 집도하는 등 강행군을 했다. 한국팀 단독으로는 20명을, 일본팀과 합동 진료에서는 11명을 수술했다.
요즘 한국에서는 베트남 및 중국 옌벤 등 저개발 국가에서의 의료봉사활동이 붐을 이루고 있다. 몇해전 어느 방송사에서 한 의료봉사팀을 취재하면서 수일동안 수백명의 언청이를 진료했다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일이 있었다. 그에 비하면 閔 명예교수의 진료 숫자는 미미한 실정. 그러나 이 수술을 아는 이들은 불과 며칠 사이에 수백명의 환자를 집도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閔 명예교수는 그런 보도와는 상관없이 이미 베트남에서 선구자적인 의료봉사에 임하고 있다. 그것도 실질적인 수술을 해 주면서 말이다.
그는 단순히 집도에 끝나지 않는다. 이번에도 한림덴텍의 지원으로 유닛체어 `에클립스" 1대를 기증했다. 지금까지 총 4대의 유닛체어가 한국팀 단독으로 펼치는 빈둥성 성립병원내에 설치됐다. 그는 지금까지 이곳에서 봉사하면서 열악한 수술실 전체 시설 및 장비를 중외메디컬과 로얄메디컬의 지원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차려주기도 했다.
그의 이같은 공로는 베트남 정부를 감동시켰다. 2000년도에 빈둥성 인민위원회로부터 국민보건훈장을 수여했는가 하면 이번에도 벤첸성 인민위원회로부터 국민보건훈장을 수상했다. 한국인으로서는 최고의 국가 훈장을 받은 것이다.
그는 3∼4년전 민"s 방법(Min"s Method)로 학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통상 양측성 구순구개열환자는 두차례에 걸쳐 수술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閔 명예교수는 이를 단 한차례 수술로 가능케 했다.
일본 의료팀들이 혀를 내두르며 閔 명예교수를 존경해 하는 것은 이같은 그의 뛰어난 실력 때문이다. 이번에도 일본 의료팀들은 벤첸성 종합병원에서 閔 명예교수의 집도를 어깨넘어 열심히 익히고 있었다.
그는 서울대병원 성형외과팀이 수년전 최초로 밀라드 방식의 언청이 수술을 국내 최초로 성공시켰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을 때 작은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수술하기 까다롭기로 유명한 밀라드 방식으로 수술해 온 그로서는 별개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는 타 과에서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융비술을 함께 시술하고 있는 경지이다. 어린아이의 경우 코 연골을 잘 다루어야 융비술에 성공할 수 있어 왠만한 수술경험이 없으면 포기해야 하는 고난위 수술을 그는 어렵지 않게 시술하고 있다.
閔丙一(민병일) 명예교수, 그는 그의 손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인생을 주고 있다. 환자뿐만이 아니다. 그의 손이 빗어낸 새 인생으로 인해 과거 어두웠던 베트남과 한국의 역사를 새롭게 써가고 있다. 그러기에 그가 크게 보이는 것이다.
<최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