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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하는 ‘끼’ 무대서 풀련다”
치과의사 락밴드 ‘Heart Band’

관리자 기자  2002.01.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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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후 홍대앞서 모여 호흡 맞춰 “반응 좋다” 칭찬에 분발 다짐 오래 전부터 꿈꿔 오던 무대 위의 감동과 갈채를 쫓아서 잠시나마 소년이 되고 싶었다던 불혹의 치과의사들. 아름다운 음악을 듣다보니 아름다운 연주를 하고 싶었고, 아름다운 연주를 하다보니 아름다운 관객이 만나고 싶어졌다던 그들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한 목소리로 외치며 무대 위에서 뭉쳤다. 무대에 선 순간만큼은 불혹의 치과의사가 아닌 꿈꾸는 소년이 되어…. 2000년, 여느 때와는 다른 뭔가 특별한 망년회를 계획하던 마포구치과의사회 회원들. 학창시절 그룹사운드를 했던 사람들을 모아 자그마한 공연을 가졌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의 ‘Heart Band"를 결성, 매주 월요일 진료를 마치고 나면 홍대 앞 작은 카페 오즈(OZ)로 모여들기 시작한지 일년이 넘었다. 키보드를 맡고있는 최권석 원장이 운영하는 카페 오즈(OZ)는 장난꾸러기 같은 소년 시절 작전모의를 하기 위해 만들어 놓는 소년들의 요새처럼 한해동안 그들의 아지트 몫을 톡톡히 했다. 일주일에 한번씩 작전모의를 하기 위해 그렇게 아지트에 모여든 그들. 딱지치기 대신 기타 줄을 튕기고, 구슬치기 대신 키보드 건반을 두드리며, 잣치기 대신 드럼을 치고, 노래를 부르며 한 일년을 그렇게 신나게 놀았다. 이젠 그 시절 갈증을 달래기 위해 마시던 달달하고 톡 쏘는 칠성사이다 대신 시원한 병맥주 한병으로 목마름을 해갈하지만 그 외에 달라진 건 없었다. 여전히 서로의 꿈을 얘기하고... 삶을 얘기하고... 소년시절 보다 더 뜨거운 열정이 그들을 하나로 묶었다. 그리고 지난 연말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그동안에 짜놓은 작전을 실행에 옮겼다. 신문창 원장(서울치대 87년 졸업·합정치과의원)과 이민재 원장(경희치대 84년도 졸업·이엘그린 치과의원)이 기타를, 신용준 원장(서울치대 90년 졸업·신용준 치과의원)이 보컬과 기타를, 최권석 원장(경희치대 79년 졸업·부천 상동 치과 의원)이 키보드와 기타를, 기세호 원장(단국대 90년도 졸업·기세호 치과의원)이 베이스 기타를, 주정석 원장(경희대 96년도 졸업·주치과 의원)이 드럼을 박재봉 원장(편한세상 치과의원)이 Manager를…. 이렇게 멋지게 한 팀을 이룬 그들을 만났을 때 그들은 무대 위에서 한껏 관중을 사로잡고 있었다. 한껏 감정에 몰입하느라 지긋이 감은 두 눈, 음악이 강렬해 질수록 거세지는 몸놀림. 그렇게 Show me the way부터 Take it easy을 거쳐 Hotel California까지…. 70~80년대를 풍미했던 주옥같은 곡들을 쏟아낸다. 학창시절 경희치대 그룹사운드 ‘molars"(어금니들)의 멤버로 활동한 적이 있는 이민재 원장은 한때 가수가 되고 싶었다. 78년, 79년, 80년 연속으로 대학가요제에 참석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을 정도. 기세호 원장은 단국치대 그룹사운드 ‘사랑니"에서 활동을 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고 보니 멤버들 모두 아마추어를 가장한 프로들이다. 이들이 모여 한해 마무리를 정말 화끈하게 해 버렸다. “생각했던 것 보단 사람들 반응이 너무 좋아서 이제 더 열심히 공연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이민재 원장의 말처럼 그들은 이제 더 열심히 공연을 준비해야 한다. 300석이던 객석을 다 채우고도 200여명이나 더 공연장을 찾았고 예상했던 것보다 사람들이 그들에게 갖는 관심이 컸기 때문이다. 그만큼의 부담이 더해졌지만 그들은 훨씬 더 행복하다. 이제 그들을 응원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팬들이 생겼기 때문에…. 요즘은 연말 공연을 마치고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짧은 휴식 후에는 곧바로 다음 공연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전히 그들의 아지트에 모여…. 기자는 조만간 그들의 아지트를 급습할 계획이다. 그들이 소년으로 돌아가 노래하고 연주하고 뛰노는 곳. 홍대 앞 카페 오즈(OZ). 그곳에 가면 왠지… 누구든 잃어버린 꿈과 젊음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강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