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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그림 통해 더 성숙해 져요”
치의그림모임 이끄는 김남수 광주부회장

관리자 기자  2003.11.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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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교수인 부인지도 큰 힘 “올 봄 회원 작품 전시회도 열 것” 예향의 도시인 광주, 광주에서는 치과의사를 해도 한가락 창을 뽑을 줄 알며, 붓을 잡아 난을 치거나 팔경을 그릴 줄 아는 것처럼 생각되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이 아닐 듯 싶다. 각 지역 사투리가 다르고 지역 특산물이 다르듯이 치과의사라도 각 지역마다 특징적인 색깔이 없을 수 없는데, 전남·광주 지역의 치과의사 회원들은 자연 속의 풍경을 잡아낼 줄 아는 눈을 지녔으며, 감동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가슴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틀림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광주에서는 어떤 치과의사라도 저절로 그림을 다 잘 그린다는 얘기가 아니다. 무슨 일이든지 그렇지만 이런 문화적인 일도, 주기적인 만남을 통해 의견 교환을 하고 서로의 작품에 대해 잘잘못을 논의하고 분발·발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자명하다. 광주에서 치과의사중에 이런일을 도맡을 분이 있느냐 하고 물으면 열이면 열, 꼭 한사람을 지적하는데 바로 金南洙(김남수) 광주지부 수석 부회장이다. 金 부회장은 98년부터 그림에 관심이 있는 광주 치과의사들의 모임을 이끌고 있으며, 매주 화요일에 15명 정도가 모여 전문적인 화가들에게서 그림에 대해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있다. 金 부회장은 “일주일에 하루밖에 안되지만 배움에 대한 열의가 대단해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며 “기초부터 시작해 연필이나 목탄으로 석고뎃생, 파스텔화, 유화를 그려보았다” 고 밝혔다. 처음에는 뎃생정도에서 시작을 했지만, 점점 영역을 넓혀 풍경화까지 그리게 돼서 휴일에 모임의 회원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모두 같이 무등산에서 그림을 그렸던 적도 있다고 한다. 광주치과의사회 그림 모임은 이제까지 그린 작품을 가지고 올 봄에 작품전시회를 열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金 부회장이 그림을 좋아하고 모임까지 이끌게 된 가장 큰 요인은 부인인 鄭淑英(정숙영) 광주여대 미대교수의 힘이 컸다. 鄭 교수는 한국미술협회원이면서 2001년에만도 서울, 광주, 부산에서 개인전을 연 중견 화가이다. 특히 鄭 교수는 한지를 이용한 부조회화 작품을 비롯하여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기는 그림을 그려왔으며, 최근에는 목판화 작품을 내놓아 그의 작품이 회화에서 판화로 관심이 옮겨갔음을 보이고 있다. 이미 94년부터 한지와 닥같은 전통적인 소재로 민속적인 내용의 인물군상과 이국적 정취의 표현을 해온 鄭 교수는 최근에는 엠보싱 기법을 사용해 회화와 조각의 접맥을 시도했다는 화단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鄭 교수와 남편인 金 부회장은 연애시절부터 그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전시회 등을 다녔왔다고 한다. 그림에 관심이 많은 두 사람에게 한 후배가 그림 좀 같이 배워보자고 해서 우연히 시작된 모임이 올해로 4년을 지나 5년째라며 鄭 교수는 “모임에 참가하는 치과의사 분들이 이제 4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졸업장을 달라고 하는데, 아닌게 아니라 실력이 날이 갈수록 출중해지고 있다”고 모임을 자랑하며 조만간 전시회도 있을 것임을 밝혔다. 金 부회장은 전문직들의 그림을 좋아하는 모임이 광주에서도 흔한 것은 아니라며, 전문인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모임을 이끄는 경우는 치과의사들뿐인 것으로 알고있다며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金 부회장은 미술작품을 직접 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품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감상을 통하여 이런 행동으로 자신의 내면화를 이룩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말이 있듯이 자신의 내면화가 더욱 그림을 잘 그릴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광주지부의 모든행사에 시어머니처럼 세세한 곳까지 자신의 손길을 담아내는 金 부회장, 그와 부인이 올 봄에 내놓을 그림이 기다려지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