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한 모임에 나가 어느 변호사의 부인이 하는 푸념을 들었다.
“아니 xx 치과는 왜 그렇게 비싸? 우리 애들 평소에 치아관리는 잘 하는데 방학도 끝나가고 해서 모 치과에 들러서 검사나 한번 할까하고 갔더니 한번 쓰윽 보고서 2만원을 내래.
(옆에 앉은 사람보고) 좀 비싼 것 아니니?” 머리가 띄잉 했다.
뭐라고 한마디 할려고 하다가 그만두어 버렸다.
왜? 내 얼굴에 침 뱉는것 같아서 였다.
그 후 집으로 돌아오는 차속에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최근에 읽은 전여옥씨의 `대한민국은 있다" 라는 책속에서 지적한 파워엘리트 -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는 절반의 오피니언 리더들이라는 부분이 생각났다.
이 책에서는 수임료만 받아먹고 사건 기록 한번 훑어보지 않고 법정에 나와 제대로 된 변론은 커녕 허둥대기만 하는 변호사나 고압적이고 불친절하며 뭔가 불신감을 갖고 있는 의사그룹들을 지칭하면서 맹공을 퍼부었다.
신문 지면을 보니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에서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것을 검토중 운운... 하여튼 그러면 우리 치과의사들도 일반적인 보통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바라보는 파워엘리트 그룹의 일원인가? 하는 문제도 있지만 그건 차치하고 여기서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보는 노력 아니 통절한 맹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진정 따뜻한 마음과 양심으로 각계에서 활약하는 많은 동료 선후배들이 계시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소수의 타락한 전문가들이 많은 국민을 우롱한 사례는 수없이 많지 않은가?
아무리 작금의 시대적 패러다임이 물질만능으로 흘러 간다지만 도덕적 풍요와 맑은 정신의 정립이 수반되지 않는 그것이야 말로 한줌의 모래성일 뿐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감히 우리 치과의사들의 자정 노력을 기대해 본다.
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보다 진보되고 정확한 치료로 국민의 마음속에 다가가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기꺼이 받으면서 웃음 지을수 있는 우리 자신을 기대해 보는 것은 지나친 과욕일까?
국민들로부터 괴리되고 지탄받으며 스러져 간 수많은 역사속의 사례들에서 우리가 진정 깨우치지 못하고 자기 반성 없이 행동한다면 오로지 암울한 미래밖에 기다리는 것이 없을 것이다.
매일 매일 눈과 귀를 괴롭히는 비리천지 속에서 우리 치과의사들만이라도 우리 스스로의 양심에 충실히 자기 일에 매진한다면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따위가 다 무엇이랴?
모진 비바람 몰아치는 오늘 서점에 나가 달라이 라마와 도올이 만나 무슨 소리를 지껄였는지 한번 읽어나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