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울시 구회장협의회가 치정회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치정회비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종전에는 치정회에서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며 치정회비를 낼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었는데 그에 비하면 상당한 변화가 치과계에 불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는 최근 의료계 정세로 볼 때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 점차 빠르게 변하고 있는 의료계 안팎의 상황이 현실안주하기에는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기분으로 이끈다. 의사협회나 약사회나 한의사협회나 모두 제각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 일환이 치정회와 같은 기구를 통한 자금력 확보다. 이미 다른 의료인 단체들은 많은 기금을 확보하고 이를 이용하여 대국민, 대정부 활동을 자유롭게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치정회비는 회비 납부율이나 회원 1인당 연회비 액수나 모두 다른 단체의 그것에 비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너도 나도 치협이 강한 치협으로 부강하기를 기원하면서 정작 그러한 실천에는 매우 미온적이었던 것이다.
이번에 서울 구회장들이 모여 연회비 액수의 인상은 물론 회비 납부율을 높이자고 한 소식은 그런 기존의 부정적인 측면을 일시에 일소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든다. 서울시 구회장들의 현실감각이 뛰어나다고 하겠다. 그들은 심지어 각 지부에 돌팔이 척결기금으로 보내는 치정회 지원금을 받지 말자고까지 했다고 한다. 기금을 분산시키지 않고 제대로 치협의 대내외 정책적 영향력 행사에 집중 투자하자는 의미이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회원들 가운데는 치정회비를 어디에 쓰는지 모르며 왜 필요한지도 모르겠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으며 매년 지부 총회 때에나 치정회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도 치정회의 활동에 이의를 다는 이들도 간혹 있다.
치정회는 이러한 회원들에게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치정회의 존재의 필요성과 급변하는 대내외 흐름속에서 치과계가 어떠한 일들을 해 나가야 하는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 현안들을 헤쳐 나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치정회비와 같은 기금들이 어떻게 쓰여지는지 등에 대해서 나름대로 각 지부 집행부나 구회장, 분회장들을 통해 인식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회원들도 치협의 대내외 활동들이 당장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치과계에 대한 정책 하나가 잘못 들어설 때 미치는 파급효과가 결코 자신을 비켜갈 수 없다는 인식을 해나간다면 치정회에 대한 인식과 이번에 구회장들이 의견을 모은 회비인상 주장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강한 치협은 이렇게 회원들의 자발적인 회무참여 인식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