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다가오자 각계 각층은 저마다 대선 주자들에게 공약을 받아내려는 분위기이다. 의료계도 마찬가지이다. 의사협회나 병원협회나 약사회나 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단체들도 저마다 자신들의 권익과 관련된 문제들을 안고 대선 주자들 및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치협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鄭在奎(정재규) 협회장은 쉬지 않고 정치권 유력인사들을 만나 치과계 현안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정치권에서 풀어야 할 문제들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고 있다. 대선 주자들과의 만남도 계속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치협은 우선 치과계 현안으로 치대입학정원 10% 감축안과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국립치대병원 독립법인화 등 굵직한 문제를 들고 있다. 대선 주자들과 정치권 인사들, 그리고 행정부처 장관을 비롯한 관료들을 만나는 이유도 바로 이같은 치과계 현안풀기를 매끄럽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와 당부도 그들이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는 치과계가 보다 한마음이 되어 체계적인 자료와 합리성을 갖춘 이유들을 마련할 때 더욱 효과가 있을 것이다. 아무리 대선이 가까워 각계 각층의 요구를 들어준다고는 하지만 너무 지나친 단체의 이권만을 위한 요구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아무런 근거 자료없이 구두로만 요구할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행히 치협이 요구하는 현안들은 단지 치과계만의 이권만을 위한 내용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구강건강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 뿌리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치협 대표들은 이번 기회에 정치권에게 당당히 주장해야 한다. 더 이상 국민의 만성질환 중 1, 2위가 치과질환이 되는 일이 없도록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흔히 일을 처리함에 있어 우리는 시급한 것과 중요한 것에 대한 차이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일견 시급한 일부터 처리하는 것이 옳은듯 하지만 실은 중요한 일부터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경제 사회 정치적으로 우리는 시급한 현안들이 너무 많다. 정치권에서도 시류에 편승하는 경우가 많아 중요한 일보다 시급한 일에 더욱 비중을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렇게 허구헌날 시급한 일에 쫓기다 보면 정작 사회 기본이 되는 중요한 현안들은 붕괴되고 만다. 기초가 든든치 못한 치아는 쉽게 망가지듯이 사회도 쉽게 허물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현안을 안고 있는 분야가 바로 보건의료에 관한 일들이다. 이 분야는 시급성보다 중요성에 초점이 가 있는 현안들이 산재해 있다.
따라서 대선 주자는 물론 정치권에서는 한 표가 아쉬워 남발하는 空約(공약) 속에 치과계와의 약속을 담지 말고, 진정으로 국민의 건강과 사회의 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일을 우선시 하는 차원에서 치과계의 주장을 검토하고 받아들여 자신들의 정치적 역량을 다해 풀어가는 진정한 公約(공약)으로 새겨 가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