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입술을 다물기 어렵고 전방으로 나왔다는 주소로 내원한 21세 여자 환자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1소구치 발치 후 고정성 장치로 치료중이며 2~3개월 이내에 deband 예정이나 환자는 치료 전에 비해 나아진 것이 없고 치료가 잘못됐다며 배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빨리 치료에 들어갈 생각으로 치료 전 방사선 사진이나 모형과 같은 자료 없이 시작하였기 때문에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설명해 줄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환자는 입술이 전방으로 나온 외모를 변화시키기 위해 교정치료를 원하였고 술자는 발치를 통하여 전치의 후방이동으로 입술 후방이동을 유도하였습니다. 현재 치료가 마무리되는 시기에 환자가 치료 전과 비교해 본인의 치료목적인 외모상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것을 이유로 배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술자는 진단자료 자체를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치료 전 상태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어 얼마나 변화가 있는지를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설명도 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런 경우 진단의 중요성과 치료과정과 방법에 대해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진단이라는 과정은 부정교합 환자를 어떻게 치료할지 언제 치료할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교정에서의 잘못된 치료는 치료도중의 기술적인 문제도 있지만 더 큰 원인은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진단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진단이란 부정교합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환자와의 설문이나 면담을 통해, 임상검사를 통해, 임상자료의 분석을 통해 임상적인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문제점을 종합하게 됩니다.
이를 중심으로 각 문제점에 대한 가능한 해결책을 정하고, 여러 해결 방법들 간의 상호 연관성을 평가하고 파악하여 환자에게 가장 유리하며 손해, 비용, 위험성이 가장 적은 총괄적인 치료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임상경험상 분명히 발치라고 생각되는 경우라도 방사선사진이나 모형과 같은 진단자료는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런 기본적인 자료는 치료 전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여 치료계획을 세울 때 필요한 것은 물론 치료 중, 치료 후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고 분석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본 경우는 기본적인 진단자료 없이 임상경험상 발치하여 치료를 진행하였고 고정원(anchorage)을 어떻게 조절해야할지를 진단자료를 통해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전치부의 후방이동이 요구되는 경우 고정원이 전방이동이 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치료하면서 고정원의 확보가 안 되어 전치이동이 적고 후방 구치부의 전방이동이 많았다면 환자의 말대로 외모상의 변화 또한 적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다른 경우는 치료가 잘 진행되었어도 치료하는 사람은 치료 전후의 상태를 기억하고 있지만 환자는 조금씩 변화하는 상태를 보면서 처음의 상태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와 같은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진단자료를 가지고 환자의 상태를 비교 설명한다면 쉽게 환자를 이해시킬 수 있고 문제가 해결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경우든 진단자료의 채득과 분석이 안 되었기 때문에 술자가 아무리 치료를 잘 했어도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의사에게는 불리한 상황이므로 환자와 타협하여 적절한 해결이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황충주 연세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