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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철학자 L. D. Pankey
김석균(본지 집필위원)

관리자 기자  2002.10.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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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면서 벌써 가을이 지나가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매일매일 바쁘게 지내면서도 계절의 참 맛을 느낄 틈을 찾는 것은 우리 전문인들이 꼭 해야 할 숙제 같은 일일 것이다. 치과의사로 평생 일을 하면서 생각과 활동의 지침이 될 만한 철학이나 사고를 갖는다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L. D. Pankey는 1901년 미국에서 태어났고 1924년 치과의사가 되어 89세에 돌아가실 때까지 치과의사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철학자이며 임상가이다. 그는 인생의 최고 목표를 행복에 두고 행복하기 위한 십자가를 만들었다. 그 네 모퉁이에 해당되는 요소는 Work, Love, Worship, Play이다. 이 네 가지 요소가 절절히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하였다. Work-항상 인간은 일을 해야 행복해 진다고 하였다. 역으로 일없이 논다는 것은 불행하다는 뜻이다. 이 가을에 열심히 진료하는 나의 모습이 불평스럽게만 느껴지지 않게 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Love는 부부간의, 이성간의, 친구간의, 사람간의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대하라는 뜻이며 또한 열렬히 사랑하는 대상을 갖고 있어야 행복하다는 좀 더 진보적인 정신 상태를 요구하는 조항이다. Worship은 종교나 믿음, 철학, 자연과 같은 정신적 지주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것이 인간사에서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행복의 한 부분을 담당한다고 하였다. Play는 적절히 노는 것인데 일을 꾸준히 하기 위한 잠과 같은 것으로 play 뒤에 일을 더 잘 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L. D. Pankey가 치과의사기 때문에 그의 철학이 더욱 정감이 가고 내게 와 닿는지도 모른다. 나는 가끔 4가지 방향 중에 어느 쪽으로 더 기울어 있는가를 생각해 보고 부족한 요소를 채우는 재미를 갖는다. 나에게 이 가을에는 Play와 Love가 부족한 듯 하다. Play와 Love가 함께 하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며 약간은 쌀쌀하고 바람이 조금이는 완벽한 밤 가을 날씨와 음악회와 그녀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