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大 공동연구 제의등 국제적 인정받아
김홍희 조선치대 구강미생물학과 교수
과대포장 우려 있어 때때로 부담 느껴
골다공증등 뼈질환에 다양한 응용 가능
“조그만 성과가 사람들에게 너무 크게 알려지는 것 같아 솔직히 부담이 큽니다. 앞으로의 연구가 잘 진행되어서 뼈 질환으로 고통받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합니다.”
올해 초 체내에서 뼈 파괴를 억제하는 유전자를 발견해 골다공증을 비롯해 류머티스, 관절염 등 뼈 관련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획기적인 치료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홍희 조선치대 교수.
김 교수의 이 같은 성과는 권위 있는 생물화학 학술지에 실렸고 심지어 일본의 도쿄대에서는 연구결과에 대한 임상실험을 공동으로 수행하자는 제의를 해오기도 했다.
또한 연구성과 공로를 인정, 올해 4월에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로부터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을 수상했으며 5월에는 한국생화학회로부터 ‘동천신진과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정작 김 교수는 오로지 큰 행운으로만 돌리면서 겸손해 했다.
뼈 파괴 억제 유전자 발견과 관련, 김 교수에 따르면 뼈를 파괴하는 세포를 ‘파골세포(osteoclast)’라고 부르며 이 세포가 어떻게 활성화되는지에 관해 연구하던 중 ‘트래프6(TRAF6)’이라는 유전자의 기능이 파골세포의 활성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트래프6’의 활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찾게 되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 ‘효모이중융합검색법(yeast two-hybrid screening)’을 이용, ‘트래프6’에 결합하는 새로운 유전자도 찾게 됐으며 그 중 ‘티즈(TIZ)’라는 유전자가 ‘트래프6’의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파골세포의 활성을 억제하게 되고 따라서 뼈 파괴를 억제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뼈 파괴 억제 유전자의 발견은 세계 최초이기 때문에 유전자에 ‘티즈(TIZ)’라는 이름을 붙여 특허등록을 받기도 했다.
김 교수는 “‘트래프6’의 기능을 억제하기 때문에 TRAF6-inhibitory zinc finger protein을 줄여서 ‘TIZ(티즈)’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말했다.
“이 유전자 발견을 위해 3년 이상의 기간을 매달렸던 것 같아요. 현재는 새 건물로 이사를 해서 나름대로 쾌적한 환경에서 연구를 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건물이 낡아서 여름에는 너무 덥고 겨울에는 너무 추워 실험실 온도 변화로 인한 심한 실험 편차 때문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죠.”
김 교수는 또 “그 당시에는 특히 겨울에 수도관이 자주 파열돼 물이 없어서 실험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학교측에 항의를 했더니 생수를 공급해 준 적도 있었다”며 “지금 생각하면 연구자를 위해 배려해준 학교측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귀뜸하기도 했다.
미국에서의 유학생활에 대해 묻자, 김 교수는 대뜸 실험을 계획하는 법을 터득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매일 아침 어제의 실험결과와 오늘 할 실험에 대해 집중 토론하고 또 다시 실험해보는 것이 생활화됐던 것 같아요. 물론 연구 성과가 없을 땐 힘들지만 지금의 제가 끈기를 갖고 연구에 계속 몰두할 수 있는 것도 유학 시절의 고된 연구 경험이 한 몫 했다고 생각해요.”
학계에서는 김 교수의 연구성과에 대해 “세계 최초로 파골세포의 활성화에 핵심이 되는 ‘트래프6’의 기능을 억제하는 유전자를 발견, 이 분야에 국내 연구 수준을 세계에 알림과 동시에 향후 국익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교수는 “‘티즈(TIZ)’ 유전자만 잘 조절하면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활동을 인위적으로 억제하거나 촉진을 통해 뼈의 부실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따라서 골다공증 외에 다양한 뼈 질환에도 응용이 가능하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대해서 김 교수는 “생체외에서의 실험결과와 생체내에서의 결과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동물실험 등을 통해 생체에서의 효과에 대한 검증이 먼저 이뤄져야 하며 효과가 있을 경우에는 안전성에 대한 연구 및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또 실제 상품화와 관련, “생체실험과 임상시험 등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연구이기 때문에 실제 상품화까지 가려면 7∼10년 정도 더 연구가 계속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치대가 아닌 약대를 졸업했다. 약대에서 공부했던 경험이 지금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김 교수는 “치대생들도 다양한 방면에 진출하는 학생이 많아졌으면 한다”면서 “사회전체의 조직에 치과의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지 못하면 치과계 전체의 한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치의학계나 치협 등 관련단체의 적극적인 후원도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