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품 수집 위해 세계 각지 돌아다녀
전시품 1000여점 … 문화공간 역할 톡톡
때로는 거금 요구에 수집 애로 많아
호반의 도시 춘천…. 소양강, 물안개, 닭갈비, 훈련소 등 춘천 하면 떠오르는 추억들과 함께 현암민속박물관이 새로운 드라이브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2001년 10월, 사재를 털어 평생 모은 도자기와 민속품등으로 현암민속박물관을 개관한 강원도 춘천의 姜銓英(강전영) 원장.
姜 원장의 민속품에 대한 애착은 남달랐다.
민속품 구입은 지금으로부터 약 30년전인 1970년대부터.
“전국을 발로 뛰면서 골동품상을 뒤졌어요. 심지어 6·25 전쟁 당시 참전했던 군인들이 죽으면서 자손들이 해외 골동품점에 내놓은 것을 찾기 위해 미국 로스엔젤레스와 유럽 등지까지 틈나는 대로 찾아다니기도 했죠.”
처음에는 취미로 옛 것을 모았으나 수집하다보니 많은 양의 골동품을 갖게 됐고 이와 관련된 공부도 했다.
점차 골동품에 대해 알아가면서 혼자서 보고 즐기는 것이 아깝기도 하고 책에서만 보고 배우는 학생들에게 실물을 보여주어 많은 도움을 주고 어른들에게는 잠시나마 옛 것들을 보고 생각하는 문화공간으로서 가치가 있을 것 같아서 민속관을 개관하기에 이르렀다.
姜 원장의 골동품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보니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도 가지가지다.
도굴꾼이 가져온 장물이 아닌가 하여 조사를 받은 적도 있고, 외국에 가서 돈이 떨어졌는데 사고 싶은 물건을 발견했을 때는 어쩔 줄 모르고 속태우던 때도 있었다.
또 애장품을 보관 부실로 파손했을 때에는 몇 달씩 잠을 못 잘 때도 있었다.
민속관에는 보통 평일에는 약 100여명, 주말과 공휴일에는 약 200명에서 300명 가량 방문을 하고 주로 가족 단위로 많이 오는 편이다. 또 학생들이 현장학습으로 많은 이용을 하고 있다.
姜 원장은 민속관을 준비하기 위해서 개관하기 3년전부터 설계를 하고 계획하고 내용물을 선별하는 작업을 해왔다.
민속관은 연건평 250여평 규모에 전시품은 대략 1000여점에 이른다.
내부 진열대에는 가야 신라 초기부터 고려 이조시대까지 청자, 분청, 백자 자기류를 진열했고 사면 벽에는 민화 및 탱화를 걸었고 코너별로 민속품을 신설하였으며 외부에는 석물(탑, 불상, 문관석, 멧돌, 연자재, 솟대 등)과 옛날 농기구류 등을 진열했다.
“민속관을 개관하자 오랫동안 준비하고 정성들인 결실을 보게 되어 마음이 흐뭇했고 보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부족한 것이 많이 있고 전시관이 작은 것 같아서 서운한 마음도 듭니다”라고 姜 원장은 민속관을 개관한 소감을 밝혔다.
민속관을 개관하기 위해서 대학의 사학과 교수, 학예사 관계자들, 민속학자들의 많은 도움과 지도를 받았다.
姜 원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옛 것이 사라져가고 귀해져서 민속품을 수집하기에 애로가 많지만 여전히 틈만 있으면 지방에 내려가고 인사동 및 청계천에도 찾아다니고 있다.
옛날에는 민속품들을 지금에 비해 쉽게 구할 수 있었고 값도 저렴했으나 지금은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구할 수 있고 그나마 좋은 작품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서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게다가 요즘에는 TV에서 진품명품 코너가 있어 무조건 거금을 요구하기 때문에 민속품 수집이 더욱 어렵다고.
姜 원장에게는 모든 소장품이 귀중한 것들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것은 산수화가 들어있는 이조백자.
이것은 10년 전 일본에 갔을 때 어떤 상점 입구에서 일본 여자가 부친의 소장품이라며 부친이 사망했기 때문에 처분한다고 하는데 물건을 보니 산수화가 새겨진 이조백자로서 명품중의 명품이라 돈을 달라는 대로 모두 주고 돌아왔다고.
돌아오는데도 발이 후들후들 떨려서 어떻게 왔는지 몰랐고 지금도 그 작품은 아주 소중하게 아끼는 것이라고.
현암민속박물관과 함께 또 눈길을 끄는 것은 건물 2층에 위치한 ‘강으로 향하는 문’이라는 카페다.
춘천 의암댐에서 화천댐(평화의 댐) 방향으로 1km에 위치해 있기에 강변카페와 마찬가지로 이곳은 비오는 날이면 최고의 인기라고 하는데, 호수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잠시 낭만에 젖는 시간들을 가져보기에도 그럴 듯한 곳이다.
더욱 이곳에서 자랑하는 것은 바로 밤의 야경인데, 해가 저문 후에 하나 둘 켜지는 불빛은 불빛이 호수에 어리어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姜 원장은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됐지만 힘 닿는 대로 민속품을 보강해서 누구에게 보여도 부끄럽지 않은 훌륭한 문화 공간으로 키워가겠습니다. 다행이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시고 용기를 주셨기 때문에 더욱더 충실한 내용물을 전시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안정미기자 jmah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