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도 마닐라 총회 참가 취소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여파가 전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치과계도 사스의 직접 영향권 안으로 들어갔다.
동아시아 지역으로 확산일로를 걷고 있는 괴질의 영향으로 당장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 예정이던 제25차 APDF(아시아 태평양치과연맹) 마닐라 총회가 무산 위기에 놓였다.
치협은 APDF 총회 불참을 통보했으며 기타 25개 아태 국가들 중 9일 현재까지 8개국 만이 참가의사를 밝혀온 상태다.
대표자회의인 경우 13개국 이상이 참가해야 정족수 성원으로 의결이 가능하나 이 상태 대로라면 정족수 미달로 의결자체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그간 총회를 준비해온 마닐라총회 조직위의 손실이 클 것으로 예상 되고 있으며 APDC 전시회에 이미 부스를 신청해 놓은 업체들도 피해를 우려해 울상을 짓고 있다.
오는 25일 마닐라 총회를 위해 출국예정이던 鄭在奎(정재규) 협회장 등 치협 대표단은 괴질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지난 3일 Dr. Diampo J. Lim 마닐라총회 조직위원장에게 서신을 보내 총회의 일정 연기를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조직위원장은 지난 7일 답신을 통해 총회 개최가 이미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며 행사연기 시 다시 개최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에 조직위는 그대로 행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왔다.
위원장은 또 총회를 그대로 진행하기는 하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필리핀에 오는 것을 조직위 또한 원치 않는다고 추가 설명했다.
이에 치협 대표단은 지난 8일 최종 서신을 보내 괴질 확산을 비롯, 이라크전쟁과 필리핀 일부지역의 테러 등으로 인해 치협 대표단 측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바 부득불 코리안 런천(Korean Luncheon) 취소와 총회에 불참하겠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한편 이번 마닐라에서 개최되는 APDC 전시회에 전시부스 계약을 완료하고 전시회 날짜만을 기다려 오던 전시 업체들도 사스의 추이를 살피며 노심초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직위 측이 총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전제하에 위험을 무릅 쓰고 전시회에 참가한다손 치더라도 총회 참가국이 극소수인 상황에서는 전시회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우려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는 현재 한림덴텍을 비롯해 일부업체가 전시부스를 신청해 놓은 상태여서 이들 업체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봉 한림덴텍 해외 영업팀장은 “국제 APDC 전시회인 경우 환불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며 부스 하나 당 4천불, 우리 나라 돈으로 4백50여 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전시회에 불참할 경우 업체들의 피해는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사스가 장기화 될 경우 오는 6월 열리는 서울지부의 SIDEX 2003과 사스의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시노덴탈에까지 악영향이 미치는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우려하고 있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