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눈다는 생각으로 진료에 임해”
절친한 술친구들이 뭉쳤다!
지난 19일 치협 대의원 총회에서 치과의료봉사상을 수상한 제주지부 무료진료 봉사팀.
이들은 제주도 북제주군 소재 정신지체장애아동의 특수교육기관인 영송학교에서 무료진료봉사를 펼쳐온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에 의료봉사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李哲承(이철승) 회장을 위시해 10여명의 제주지부 회원으로 구성돼 있는 이들 봉사팀은 사실상 절친한 술친구들이다.
처음에는 술이 좋아서 또 함께 모이는 것이 좋아서 만나던 사람들이 `뭔가 뜻 있는 일을 벌여 보자"며 시작한 것이 지금의 봉사팀을 구성하게 됐다.
“봉사란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운 것이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정말 쉬울 수도 있는 것 같아요.”
봉사팀원들은 원대한 포부나 커다란 계획 하에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그냥 좋은 일 한번 해보자는 소박한 취지에서 시작한 일이라고 겸손함을 표한다.
그렇게 소박한 마음을 담아 봉사를 시작한 것이 지난 97년부터니까 벌써 6년이 흘렀다.
발치부터 보철까지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로 학생들의 치아상태는 매우 양호해 졌으며 각자의 사비를 털어 마련한 유니트체어와 각종 치과재료들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별도의 치과진료실도 학교 내에 만들어 졌다.
“토요일 진료가 끝나고 나면 학교 급식소에 들려 정신지체아들과 마주앉자 점심으로 나온 국수를 먹는데 처음엔 영 쉽지가 않더라구요.”
그도 그럴 것이 여기저기 흘리고 묻히고... 이들과 처음 어울려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소 거북함을 느낄 수 있다.
“그날 봤더니 몸이 조금 덜 불편한 학생들이 젓가락이나 포크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다른 친구들에게 먼저 국수를 떠서 먹여주고는 차후에 식사를 하더라구요.”
“그런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서는 정말 느끼는 바가 컸어요. 오히려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해 타인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었는데... 누가 과연 더 인간다운 사람인가를 마음 깊이 생각해 보게 됐죠.”
이들을 통해서 오히려 자신들이 배우는 것이 더 많다는 봉사팀원들은 이제 베푼다는 개념이 아니라 `함께 나눈다"는 개념을 가지고 진료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