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병원 예속 현실 개탄
경북대학교 치과병원장(치과진료처장)인 崔在甲(최재갑) 교수가 경북대학교 병원이 치과병원 신축 추진을 약속하고 일방적으로 파기하자 이에 반발, 치과병원장직을 사퇴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경북대 치과병원장 사퇴는 의대병원에 예속돼 불이익을 받고 있는 4개 국립대 치과병원이 처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경북치대 관계자에 따르면 “경북대학교 병원이 치과병원 신축을 경북대 총장, 의대학장, 치대 학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사전에 약속하고도 이사회에서는 경북대 칠곡제2병원 신축안만을 올려 치과병원 신축 약속을 저버렸다”는 것이다.
이에 치과병원 대표인 崔 교수를 비롯, 치대 겸직 교수들은 “치과병원 신축안을 이사회 안건에서 일방적으로 제외시킨 것은 경북대병원 측의 안하무인격 처사이며 최소한의 인간적인 도리 마저 저버린 폭거”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채택하고 반발했다.
특히 최 병원장은 의대교수들에게 보낸 이 메일 편지를 통해 ▲총장, 의대학장, 치대학장, 병원장 사이에 합의된 사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병원 집행부는 사과하고 ▲치과진료처의 열악한 진료환경 개선을 위해 치과병원 신축에 관한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며 ▲치과진료처의 수익금 일부라도 치과병원 신축에 재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도 불구 경북대 병원장은 이를 무시, 4월초 사직서를 제출한 최 병원장의 사표를 지난달 22일 전격 수리했다.
崔在甲(최재갑) 병원장은 이와 관련, “지난해 20억원 정도의 흑자를 내고 내년이면 개교 30주년인 경북대 치과병원이 유니트 체어 한 대도 뜻대로 못 바꾸는 현실이 말이 되느냐”면서 “서울대치과병원법 설치법도 국회를 통과한 만큼, 국립대 병원 설치법도 조속히 개정돼 치대 교육 정상화와 낙후된 임상 치의학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崔 병원장은 특히 “전국에 11개 대학 중 독자적인 치과병원이나 치과진료동을 갖추지 못한 곳은 경북대 등 3개교에 불과하다”면서 “지방에서 최초로 설립된 경북치대의 임상여건이 얼마나 낙후된 것인가를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박동운 기자 dongwoo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