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수가체계·의료인력 이직 원인
지난 한해 동안 전국 975개 병원 가운데 9.5%에 이르는 93개 병원이 도산, 전체산업 부도율 0.23%의 40배가 넘는 사상 최악의 도산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도산율은 98년 3.7%, 99년 6.5%, 2000년 7.4%, 2001년 8.9% 등으로 해마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실질적인 병원경영 정상화 대책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회장 金光泰)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병원도산율은 2001년 8.9%보다 0.6%포인트 상승한 9.5%로 나타나 병원경영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머지 않아 도산율이 두자리수 시대에 접어든다는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병원 종별 도산율에선 종합병원급이 276개중 6개로 2.2%인 반면 병원은 699개중 87개가 문을 닫아 12.4%의 도산율을 기록했다.
특히 100병상미만 병원은 16.3%(416개중 68개)나 문을 닫은 심각한 상황이 발생해 지역거점병원이 쓰러지는데 따른 국민의료붕괴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병원협회는 이 원인으로 의약분업실시 이후 잘못된 수가체계로 인해 병원급 의료기관의 외래환자 감소에 따라 진료수입이 격감한데다가 전문의료인력 이직률 상승 등으로 인건비 등 의료비용은 크게 증가한 반면 진료수입은 변동이 없거나 증가폭이 미미해 병원경영난이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병원협회는 병원도산 도미노현상을 막고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한 대책으로 의원 외래환자 본인부담금의 2∼5배에 달하는 병원급 의료기관 외래환자본인부담금을 개선하고 의원과 병원 및 대학병원의 기능을 분리해 재정립함으로써 의료비용의 낭비를 억제하고 의료전달체계 및 개방병원제를 활성화 할 것을 복지부에 건의해 오고 있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