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기록·보존에 관심 가져야
서울대병원 본관 건물에 위치하고 있는 의학박물관에서 의사가 모은 우리 옛 안경특별전이 지난달 21일부터 오는 10월 18일까지 열리고 있어 의료인들과 일반인과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특별전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하버드의대 교수를 역임한 김철(조셉 킴) 박사가 기증한 안과기구와 우리 옛 안경 70여점이 박물관 2층 전시실에 전시되고 있어 사료보관과 역사에 대한 관심에 다소 인색한 치과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문화관광부에 정식 등록이 돼 있기도 한 이 의학박물관은 우리나라 근대의학사 연구의 등불로 칭송 받고 있는 고 소암 기창덕 박사가 기증한 9천여권의 사료가 전시돼 있는 소암 의문화사료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는 곳으로 치과계도 소암의 정신을 계승·발전시켜야할 책임감이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의학박물관은 지난 99년 4월 재탄생하면서 한국의학의 발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으로 한단계 성장해 서울특별시로부터 현장체험 학습기관으로 지정돼 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2층 제5전시실에는 인체체험실이 마련돼 있어 일반인들이 이곳에서 인체의 구조와 특징, 인체장기와 해부단면을 알고 의료기구 체험하는 코너도 마련돼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학기 중에는 유치원생 등 월평균 관람자가 500여명이 넘어서고 있을 정도로 호응이 좋다.
이곳 체험관에는 간호사가 1명 고정으로 상주하면서 쉽고 상세하게 의학상식을 전달하고 있다.
이 박물관 박혜령 학예연구사는 “지난 12월 30일 개관한 인체체험실은 예약이 2주 후까지 짜여 있는 등 굉장히 호응이 높다”며 “의학박물관으로 한독의약박물관이 가장 규모가 크고 연대 동은박물관, 가천의대 박물관 등 사료가 정리가 잘 돼 있는 박물관이 여러 곳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의과대학의 경우 의사학교실이 개설돼 있는 대학이 서울의대와 연세의대, 인제대학등 3곳이나 치과대학의 경우 오래전부터 설립주장이 제기되긴 했지만 아직까지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스럽게도 몇 년전부터 치과계 역사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연세치대와 전남치대 등 몇몇 치과대학에서 일부 공간을 활용해 유물을 전시·보관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높아졌다. 또한 치협회관을 증축하면서 치의학박물관을 마련하자는 주장이 대의원총회에서도 논의될 정도로 늦게나마 치과계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경기지부는 지부차원에서는 최초로 회관 2층에 별도의 전시실을 갖추고 박물관다운 면모를 갖추기도 했다. (주)신흥도 사옥을 새로 이전하면서 업계에서는 최초로 16층에 신흥치과역사관을 꾸며 치과기자재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썼다.
지난해말 서울치대 박물관이 오픈하면서 한국치과계의 역사를 상징하는 명실공한 박물관으로 탈바꿈해 치과계 역사가 사라져 가는 모습을 가슴 아파하는 이들에게 안도의 숨을 쉬게 했으며,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과거를 통해 치과계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변영남 대한치과의사학회 회장은 “과거의 역사를 통해 미래의 치과계를 엿볼 수 있듯이 치의학의 과거를 소중히 기록하고 보존하는데 치과계가 보다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수부 서울대 치의학박물관 관장은 “서울대 치의학박물관 설치를 1980년에 결의했음에도 박물관은 2001년 12월 27일에 개관할 때까지 긴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박물관이 치대생들과 치과의사들의 역사의식을 고취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