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1일자로 정년퇴임한 최상묵 서울치대 교수가 퇴임을 며칠 앞둔 지난달 26일 메디파트너(주) 퓨처센터에서 고별강연을 가졌다. 최 교수는 이날 고별강연에서 임상의와 교수로 생활해온 지난 34년간의 다양한 인생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하는 참다운 치과의사 상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는 등 치과계 대 선배로서 현재 및 미래의 치과계를 이끌어 나갈 후배들을 위한 유익한 강연을 마지막 선물로 남겼다. 이에 치의신보는 최 교수의 강연 내용을 일부 발췌해 게재한다.
최 교수는 서울대 치과병원장을 역임하는 동안 치과병원 건물을 완공하고 수련의 수를 대폭 늘리는 등 치과병원 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대한치주과학회 회장과 (재)치주과학연구소 이사장 등을 역임하는 등 치과계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편집자 주>
#사회성을 가진 치과의사가 참다운 의사다
치과의사들에게 부족한 부분이 바로 사회성이다. 임상과 교수생활로 정신없이 보내다가 요즘 다시 나 자신을 되돌아 보았을 때 그동안 ‘사람"을 보지 않고 환자를 그저 치료대상, 일로만 생각했던 것이 후회된다.
후배 치과의사들은 이 부분을 놓치지 말기를 당부한다.
#치과의사도 자기 목소리를 가져야
지난 시절 언론매체를 통해 치과의사로서의 입장을 밝혀보려 했지만 치과의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았던 관계로 쉽지 않았다.
치과의사가 자신의 삶에 안주하거나 치과의사들끼리 경쟁하고 추켜세워 준다고 해도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회 속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몫을 다하기 힘들다.
치과의사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사회인’이므로 오피니언 리더가 돼야만 위상을 높일 수 있다.
#의술은 ‘예술의 경지’가 돼야
치과의사들을 바라보는 일반인의 시각은 ‘시야가 좁고, 이기적, 집단편의주의, 자아도취, 권위주의’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의사면 ‘치료기술만 좋으면 됐지 다른 것이 필요한가?’라고 반문 할 수 있지만 사회와 떨어져서는 치의학이란 학문도 존재할 수 없다.
현재의 치과시장은 치과의사가 키워낸 것이 아니라 사회, 경제, 문화적인 발전의 따른 산물일 뿐이다.
6년여 전부터 서울치대에도 ‘사회치의학’ 과목을 앞장서서 도입했는데 이러한 부분을 간과해서는 참다운 치과의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도 60여년이 지난 지금에야 사회의 중요성, 한 사람, 한 사람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현대의학은 자연과학에만 너무 치중돼 있어 인문과학이나 예술 등의 부분이 부족하다. 관념적인 이야기가 될지 모르지만 ‘의술이 도달해야 할 최종적인 단계는 예술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미래의 치과는 환자중심의 사고
치과진료의 특성상 진료를 선택하는 것은 환자이다.
환자를 인격체로 생각할 때, 환자를 진료의 중심에 놓고 사고할 수 있을 때에야만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치과의사들은 국민들의 구강보건증진을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미래의 치과계를 지켜낼 수 있다.
치과의사의 숙명은 눈에 보이지 않는 ‘통증’이란 괴물과의 싸움이다.
다른 의학분야 보다 이 통증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치과진료의 관건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통증은 과학적인 잣대로 측정이 불가능하며 사람마다 처해있는 사회환경, 정신상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치과에서 가장 중요한 이 문제를 자연과학으로 해결해서는 해답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