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물품되면 기증”
턱수술 기구, 쌍꺼풀 수술 기구, 악관절 수술 기구, 코 수술 기구, 상악동 거상술 기구 등 악안면에 관련된 다양한 수술기구들을 직접 모으는 수술기구 컬렉터가 있어 눈길을 끈다.
허원실 국립의료원 치과 과장은 80년대 중반 경희치대에서 수련을 받으면서부터 각종 수술도구들을 모으기 시작, 현재 천여점에 가까운 수술 도구들을 보유하고 있다.
스스로를 얼굴 디자이너라고 칭하는 허 과장은 환자의 수술 예후에 있어서 만큼은 완벽을 추구하려고 애쓴다.
수술 도구를 모으는 것도 환자들에게서 보다 좋은 예후를 찾기 위한 것.
허 과장의 이런 수집 취미는 치과의사이면서 사전자수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어머니인 박영숙 원장과 자수 수집의 실질적인 공헌자인 아버지 허동화 씨에게서 이어받은 것이다.
허 과장은 과거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던 중 성형외과와의 다툼으로 권고사직을 받고 빠듯한 생활을 하면서도 수술 기구들을 모았고, 수련의 시절 박봉을 받으면서도 수술 도구 하나를 모으기 위해 절약하는 생활습관을 들였다.
허 과장은 수술 기구들을 보다 용이하게 사용하기 위해 직접 보관함을 만들어 수술 기구들을 용도별로 보관하고 있다.
직접 수술을 하는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들도 허 과장의 수술기구들을 보고서는 혀를 내두른다고 한다.
지방에서의 강의를 위해 본인의 수술 기구들을 가지고 비행기를 타려고 하던 중 공항 관계 직원이 테러리스트라고 의심한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허 과장은 “구강악안면외과를 열심히 하는 후배에게 수술기구를 기증하거나 세월이 흘러 기구들이 귀한 물품이 되면 의료 관련 박물관에 기증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정미 기자 jmah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