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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치과인 윤리·소명의식 “필수”

관리자 기자  2003.11.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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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만 되면…” 막연한 기대감 버려야
적성·사회 기여도 등 꼼꼼히 체크를

 

치대가기 열풍…직업의식 필요하다특별기획 ?지난 2월 카이스트 석사 과정을 마친 N모씨(24)는 현재 낙향, 단과학원에 다니며 오는 5일 치러질 수능시험 준비에 한창이다.


남들보다 2년이나 일찍 대학에 입학한 소위 ‘과학 엘리트’의 꿈은 포기한지 오래다.
석사 출신 연구원의 초봉은 2천5백정도, 박사출신의 경우 4천여만원이다. 그나마 체감 정년은 40세.


현재 N모씨는 고향 인근 소재의 치대와 한의대를 저울질하고 있다. 아직 젊고 고교과정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지 않는 터라 수학능력시험에서 어느 정도의 점수는 받을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N모씨는 어떻게 해서든 치과의사나 한의사가 되면 적어도 현재보다 행복하고 안정된 위치에 설 것으로 막연히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직업의식과 윤리

이같은 현상은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소득과 사회적 지위로만 판단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게 관련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실제로 ‘치과의사의 직무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경산대 보건대학원)을 발표한 고종호 씨의 논문에 따르면 치과의사의 직무만족도는 스스로 훌륭하고 가치있는 전문직이라고 인정하는 발전가능성과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도, 적성 등에 관한 역할수행요인 등에 주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에 따르면 오히려 급여 등에 대한 만족도는 각 요인 중 4위에 해당, 일반인들의 시각과 현격한 차이를 드러냈다.


한편 이와는 대조적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서는 선호도면에서 의사가 1위를 차지했으며, 이중 상당수는 직업을 갖는 이유로 ‘돈벌이’를 꼽았다.(‘중학생들의 진로의식과 직업선택 가치관에 관한 연구’, 서종철)

 

 

#대학에서도 ‘골치’

하지만 이같은 현상은 입학 및 편입을 주관하는 대학당국의 입장에서도 결코 반갑지만은 않다.
실제로 30대 이상되는 ‘중고 신입생’들이 입학하면 문제가 적지 않다.


기존 신입생들과 나이차가 많은데서 오는 ‘세대차이’, 특히 직장을 다니다가 늦깎이 입학한 사람도 많아 학부생 사이에서 사고방식과 가치관의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가 생기는 등 유·무형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또 경제적인 이유와 안정성을 주요 이유로 선택한 학과다보니 치과의사로서의 기본적 윤리의식과 직업소양에 대한 교수 및 선배들의 조언이 제대로 와닿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치과대학의 커리큘럼에서는 이같이 치과의사라는 직업만을 바라보고 들어온 학생들의 인성과 윤리의식을 재가공할만한 요소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최순철 서울치대 학생부학장은 “의료계는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로 채워져야 한다”며 “이공계는 물론 사회 각 분야가 고른 역할을 해야 궁극적으로 의료계에도 유기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 부학장은 “먼저 인성을 갖춘 ‘균형잡힌 의료인’을 양성해야할 것이라는 판단아래 전문대학원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입학과정에서 단순시험보다는 심층면접 등 전문가 논의를 거친 다양한 방법으로 예비 치과인들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리적 요구 필수다”

김낙현 광주지부 부회장은 지난 83년 개원이래 진도군 조도면 가시리와 진도 상조도, 화순군 남면 지역 등을 해마다 찾아 인술을 베풀는 등 장애인 무료치과진료를 비롯한 봉사활동에 20여년 이상을 매진해 오고 있다.


김 부회장은 “치과의사는 결코 외부에서 보듯 화려한 직업이 아니다”라며 “치과의사는 의료계 중에서도 정신·육체적으로 힘든 영역이며, 특히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노블레스 오블리제’가 요구된다”고 개원가에서 바라본 치과의사의 현실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