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60년대의 남루하고 옹색했던, 하지만 그래서 더욱 훈훈했던 어머니 세대의
풍경으로 동화처럼 펼쳐졌던 이승은·허헌선 인형전 ‘엄마 어렸을 적엔...’이 그 두 번째
이야기를 들고 4년만에 다시 관객들을 찾는다.
‘엄마 어렸을 적엔... 두 번째 이야기’에는 작가 이승은·허헌선씨가 지난 2년여 동안
준비해 온 2백2점의 미공개 작품 32세트를 비롯, 지난 96년 전시회에서 특히 사랑받았던
수작 등 총 3백75점의 인형이 만드는 60여개의 작은 세계가 지극히 한국적인 캐릭터의
봉제인형들로 그때 그시절의 소품들과 함께올망졸망 잘 어우러져 있다.
어려웠지만 씩씩했던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들의 생활을 밝고 따뜻하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두 번째 이야기에서도 여전히 살아 숨쉰다. 봉숭아 꽃물 들이느라 손톱을 실로 꽁꽁
묶고 행여 번질까 열 손가락을 쫙 펴고 옴짝달싹 못했던 계집아이들의 순진함과 ‘뻥!’하는
소리가 무서워 귀를 틀어막고서도 그 긴장감이 재밌어 뻥튀기 기계 곁을 떠나지 못하고
쭈그려 앉은 사내아이들의 천진함 등 보는 이로 하여금 어느새 작품 속 풍경으로 빨려
들어가 동화된 자신을 발견케 한다.
기성 세대에게는 흐뭇한 미소와 가슴 찡한 감동을, 어린이들에게는 부모 세대를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엄마 어렸을 적엔... 두 번째 이야기’는 시·공간을
초월해서 모든 이들이 공감하고 배울 수 있는 따뜻한 장이 될 것이다.
일시 : 2000년 12월 20일 ∼ 2001년 1월 21일
장소 : 예술의전당 미술관
문의 : (02)724-6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