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신보의 창간 37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기관지 치의신보는 제8·9대 회장이신 이유경 박사의 지도하에 지난 1966년 12월 15일 창간한 이래 1984년에는 주간신문으로, 지난 7월부터는 주 2회 발행으로 급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지금까지 이러한 발전을 위해 헌신한 모든 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친애하는 회원 및 치의신보 관계자 여러분!
참여정부 출범 초 정부의 언론기조로 인해 한때 우리 사회에 논란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한때 언론전쟁으로까지 표현됐던 일련의 사태에서 보다 문제의식을 갖고 보게 했던 것은 정부와 일부 언론사이에 보여준 갈등 자체가 아니라 그러한 갈등을 표출하는 방식 때문이었습니다.
치과계에서 ‘건강한 공론의 장’을 형성하는 주체로
따라서 창간 37주년을 맞아 치의신보 기자 및 관계자 여러분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바는 치의신보가 이제 우리 치과계에 ‘건강한 공론의 장’을 만들기 바랍니다.
아시다시피 민주사회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분출하며, 많은 경우 이해가 서로 다르게 대립하고 갈등하게 됩니다. 이같은 서로 다른 의견들이 공론의 장에서 자유롭게 주장되고 또 경쟁하는 것이 민주사회의 기본원리입니다. 그런 가운데 상충하는 의견들이 대화와 토론을 통해 타협점을 찾고 합의에 이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언론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이유는 바로 다름아닌, 언론이 설정하는 의제가 바로 ‘사회적 의제’로 되기 때문입니다. ‘데모크라시’를 ‘미디어크라시’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최근의 언론전쟁에서 보았듯이 그와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치의신보는 의제를 설정함에 있어 매우 신중하고 공정해야 할 것입니다.
‘기관지’에서 ‘정론지’로
또한 더불어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회원들에게 사실대로 보도하는 정론지로 자리매김하길 당부드립니다.
최근 사회적인 도마 위에 오르내리는 ‘사설의 의견화’ 또는 ‘기사의 사설화’와 같은 구태의연한 행태에서 벗어나 치과계를 대표하는 기관지로서 ‘사실은 신성하다’는 원칙에 입각해 보도하고,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냉정한 논리를 제공해 공론의 장에서 공정한 토론으로 합리적인 결론에 이를 수 있는 정론지로 선도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모쪼록 신중하고 냉철한 현실 비판정신으로 치과계 여론을 이끌어 주시길 당부드리며, 그동안 헌신한 치의신보 임원 및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다시금 치하와 격려의 말씀을 전하면서, 다시금 치의신보 제37주년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2003년 12월 15일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정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