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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 구강관리 ‘방치’ 보호자 예방 인식 낮아 심각성 더해

관리자 기자  2004.01.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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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치대 예방치학교실  보호자 200명 설문조사


경기도의 A특수학교에 재학중인 A모 장애학생은 충치와 잇몸이 좋지 않아 요즘 치과치료를 받고 있다. A모 학생의 어머니는 평소 아이가 아프다고 내색한 적이 없어 사실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이제야 후회했다. 가끔 잇몸에서 출혈이 있긴 했지만 그리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고, 칫솔질도 일일이 신경쓰지 못했다. 치과치료 필요성을 느껴도 주위의 불편한 시선 때문에 치과 가기를 꺼려한 적도 없지는 않았다. 요즘 치과 방문 때마다 치료를 받기 싫어 눈물을 보이는 아이를 바라볼 때면 더욱 마음이 아프다.

 

지방의 B특수학교에 재학중인 B모 지체장애학생도 최근 치아가 아프다고 고통스러워해 B모 학생 어머니는 아이를 데리고 치과를 방문했다. 그러자 치과의사로부터 엄청난 얘기를 들었다.
앞으로 아이의 치아관리를 소홀히 하면 성인이 되기 전에 틀니를 할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B모 학생 어머니는 일 때문에 평소 아이의 치아관리에 무관심했던게 화근이었다며 뉘우쳤다.

 

장애학생을 둔 보호자의 구강예방에 대한 인식도가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치대 예방치학교실은 광주 및 전남지역 소재 특수학교에 재학중인 장애학생 보호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토대로 한 ‘장애학생보호자의 구강건강관리 인식도 조사’란 연구보고서에서 조사대상 보호자의 73%가 치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치과를 방문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평소에 치과를 전혀 방문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도 13.5%에 이르렀으며, 그나마 1년에 1번 정도 방문한다고 답한 보호자는 13.5%에 불과해 상당수 장애학생의 구강건강이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었다.
더욱이 구강진료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필요하다(46.5%)고 답한 보호자보다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53.5%)고 답한 보호자가 많아 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었다.


구강진료기관 이용시 불편한 점으로는 장애로 인한 치료의 어려움(52.5%)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치료비 부담(21%), 주위의 시선과 소외감(12.5%), 환자 대기시간이 길다(10.5%) 등이 치과방문을 꺼리고 있는 이유로 나타났다.
구강진료기관으로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는 대학병원(33%)을 가장 선호했으며, 보건소(27%), 치과의원(22.5%), 치과병원(1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조사 대상자의 절반 이상이 일반 학생보다 비교해 충치가 많다고 답했으며, 가장 큰 원인으로는 장애로 인한 관리소홀을 들었다.
반면 최근 1년간 치아동통유무에 대해서는 없거나 잘 모르겠다가 60.5%에 달해 보호자의 장애아동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김동기 교수는 “가정의 월소득과 거주환경은 장애학생의 구강건강관리실천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보다는 보호자의 구강건강관리인식에 따라 장애학생의 구강진료이용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장애아동은 일반아동보다 건강관리 능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하므로 보호자의 세심한 관심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