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치듯 급변하는 사회적 상황속에서 우리의 진료 환경에까지 휘몰아치는 혼돈과 질곡의 물결은 이제 그 왜곡의 극치에 다다른 듯 참담한 모습에 와 있습니다.
정부와 의료계간의 예고된 충돌의 순간이 시시각각 옥죄어 오는 듯한 살벌한 분위기가 의료계의 진료분위기를 벼랑 끝에 내몰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우리 대한치과의사협회 2만여 회원은 불현듯 일어나 국민건강을 지키는 보루로서의 역할을 재정립해 황폐한 의료환경과 진료분위기를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시키기 위해 정부 당국에 그동안 의료환경을 황폐화시킨 아래와 같은 몇가지 요인에 대해 시정·개선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정부의 심각한 반성과 심기일전의 자세를 촉구하는 바입니다.
○ 정부가 경제특구에 유치하고자 하는 외국의 영리 의료기관의 진료대상을 국내 의료기관의 진료 영역을 침해하지 않도록 제한해야 합니다.
의료행위는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인술로서 일반 공산품처럼 순수한 영리의 대상으로 취급 될 수 없음에도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외국의 병원산업에 무분별하게 내맡기므로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상품화하고 아울러 국내 의료산업을 위축시켜 우리의 의료의 질을 형편없이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와 이에 따른 의료이용상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야기시켜 국민분열을 책동하는 졸속한 정책 추진을 신중히 해야 할 것입니다.
○ 아울러 국내의료산업을 육성·조장해야 할 책무를 지닌 정부는 국내의료산업 육성과 황폐화된 진료분위기의 안정과 쇄신을 위해 우선 시급한 다음과 같은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함에 있어 적정부담·적정급여의 방향을 확립함으로서 의료의 질적향상과 의료산업의 육성을 동시에 이루는 의료의 선진화 방향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적정부담·적정급여 결정을 왜곡하고 정부와 의료계간의 불신만을 축적케 하는 현재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인적구성과 운영형태를 일대 개선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이 담보된 보험수가 결정의 시스템이 재정립돼야 할 것입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획기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유휴인력을 최소화함으로써 불법적인 파업으로인한 국민불편을 최소화하고, 일선 요양기관에 대한 무분별한 간섭과 조사 등으로 요양기관을 수시로 괴롭힘으로 인해 요양기관의 진료업무를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방지해 공단과 의료계간의 대등하고 공정한 관계를 정립해야 할 것입니다.
- 의료인은 그 행하는 업무의 특성상 불필요한 제도의 틀에 얽매이거나 외부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그들의 의술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것인 바, 정부기관 등에서 의료기관에 대한 시도 때도 없는 방문·조사·간섭 등이 빈번하므로 인해 치과의료기관의 안정된 진료를 방해하고 진료분위기를 위축시키고 있는 상황인 바, 그 중 특히 세무조사, 보험급여 등에 대한 실사 등으로 인해 우리 치과의사들은 항시 심리적으로 노이로제상태에 직면해 있는 현실을 깊이 인식해 이러한 무분별한 방문행위로부터 보다 자유로운 진료 분위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인 개선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입니다.
2004. 2. 17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정재규 외 회원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