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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 자 / 메 / 모] 사라진 병무청 민원서비스

관리자 기자  2004.02.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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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4시 대전 정부종합청사 내 18층 병무청장실.


이날 정재규 협회장은 윤두중 총무이사와 함께 병무청을 긴급 방문, 김두성 병무청장을 면담하고 치과의사 36명의 전무후무한 현역사병 입대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정 협회장이 대전정부청사 내 병무청까지 내려간 이유는 36명의 사병 입대 날짜가 3월 2일로 일주일도 남지 않아 병무청에 직접 호소, 이들을 시급히 구제해야 했기 때문이다.
치협의 실수도 아닌 정부 부처의 오류였지만 정부를 탓하기에 앞서 문제 해결이 먼저 이고 애타는 학부모와 당사자들의 낙담 여론이 눈에 밟혀 지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날 면담에서 정 협회장은 “오늘 학부모들이 느끼는 심정으로 급히 내려왔다. 정부 실수로 사병으로 입대하게 된 당사자들과 그들의 부모들은 얼마나 실망이 크겠는가. 또 농어촌 산간벽지 등에는 치과의사들이 부족하다. 이같은 고급 인력을 사병으로 썩혀선 안 된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김 병무청장은 “민원사항인 만큼 해결해 주려 하는데 노력은 했다. 그러나 이미 행정행위가 끝나 입영 날짜도 통보된 상태이며, 실무담당자인 국·과장들도 법을 어기게되는 것이라며 반발이 심해 어렵다”면서 “복지부 실무관계자와 병무청 실무관계자간 합의만 된다면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정 협회장은 “그렇다면 국·과장을 직접 만나겠다”면서 16층 충원국으로 내려가 담당국장을 다시 면담했다.


그런데 여기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병무청장이 문제해결 방법을 귀뜸 했음에도 불구, 담당 국 과장은 “청장이 어떤 말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행정행위로 이미 종료된 사항이다. 복지부가 잘못을 인정하는 행정행위를 하더라도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정 협회장의 김 청장 면담 이전에 이미 두번의 복지부 차관 전화를 받고 선처를 호소 받은 병무청이지만 움직이지를 않았다.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의지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진다고 한다.
이날 병무청은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우리도 다친다”며 ‘보신주의’로 일관하는 모습만 보였을 뿐 해답을 찾는 노력을 하는 작은 성의마저 보이지 않았다.
참여정부가 우선시 하고 있는 국민 민원서비스 강화 원칙은 병무 행정에서만큼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던 순간이었다. 정부부처의 행정착오였는데도 말이다.
박동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