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함으로 의술 펼쳐”
“성실하게, 사람스럽게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가족과 치과의사라는 직책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기를 당부합니다.”
서울 종로구에서 치과의원을 45년 넘게 개원하다가 지난해말 85세의 나이로 현직을 떠나게된 전유진 원장이 후배치과의사들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1919년생으로 검정시험 치과의사 출신인 전 원장은 “현역에서 은퇴하는 치과의사 가운데 나이가 가장 최고일 것”이라고 말할만큼 오직 종로구에서만 개원하다 건강하게 은퇴했다. 일본치과의사 밑에서 기공일을 도운 것까지 포함하면 치과에서 보낸 시절만 대충 계산해도 65년이 훌쩍 넘는다.
일본인이 운영하는 치과에서 일하다가 지난 42년 10월 일본 총독부에서 실시하는 치과의사검정에 합격한 전 원장은 그해 종로3가 단성사 부근에서 개원했다가 53년부터 57년까지 군복무를 마치고 48년 종로5가에 퇴임전까지 치과를 운영해 왔다.
검정시험에 통과하기 위해 해부, 약리, 생리학 등 이론과목은 독학으로 공부하고 실습을 배우기 위해 함경남도 함흥까지 다녀오기도해 42년 10월 치과의사검정 면허를 취득한 전 원장은 기공일도 직접하고 몸이 아파 문 닫는 일이 없을만큼 성실하게 치과의원에서 평생을 보냈다.
치과계 원로들의 모임인 학수회 창립멤버이기도한 전 원장은 “아직 건강이 이상한 곳은 없지만 치과진료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은퇴하기로 결심했다”며 “철원에서 과일나무 등을 키우며 나머지 여생의 휴가를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