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여파…의치 등 노인환자 시술 늘어
고유가 기조속 경기침체와 장기화된 불황으로 인해 무면허 치과진료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행정 당국 및 각 지부 차원의 대국민 홍보와 대책이 보다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최근 울산동부경찰서는 무면허로 치과진료를 한 혐의로 동구 방어동 51살 홍 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홍 씨는 지난해 8월부터 자신의 집에 모터와 마취, 드릴기구 등 의료기구 및 치료재료를 갖춘 뒤 73살 황모 씨와 71살 박모 씨에게 의치를 제작해주고 120만원을 받은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17살 때부터 삼촌이 운영하던 치과에서 익힌 치료기술로 불법시술을 해 온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최근에는 치위생과 졸업생인 장모 씨가 치과를 차려 10년 동안 불법 진료를 해오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5월 한달 동안 중앙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 모두 다섯 건.
최근 이처럼 무면허 진료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은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나이 많은 환자들을 중심으로 진료비가 싼 돌팔이를 찾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실정은 실제로 무면허 돌팔이들에 대해 치과계가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기 어려운데다 아직도 국민들의 인식이 무면허 치료의 폐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의치 보철 등 ‘몫돈’이 소요되는 진료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최근에는 학교건강검진에도 마수를 뻗쳐 최근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엉터리 구강검진을 한 일당 2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비단 치과계 뿐 아니라 의료계 전반적으로 무면허 진료는 사회분위기에 편승,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해 김태근 울산지부 치무이사는 “경기침체로 인해 돌팔이 치과의사들이 한 곳에서 진료하는 것보다 장터 등 사람이 많이 모인 곳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최근 들어 적발건수가 많아진 이유는 이 같은 노출빈도의 변화와도 상관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재균 대구지부 법제이사는 “5월까지 검거된 대구지역 돌팔이는 12건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증가했다”며 “최근의 경기불황과 치과 진료 양극화 현상 등으로 인해 싼 값으로 치료할 수 있는 무면허 진료를 찾는 경우가 부쩍 늘어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5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식품·의약품 및 보건의료 등에 관한 감시활동을 통해 국민건강 위협사례 발생을 검·경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근절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
특히 의료인력 데이터베이스(DB)가 구축됨에 따라 치과의사, 의사, 한의사, 약사 등 의료 인력에 대한 실수요 파악을 실시 앞으로는 가짜 의사들이 속속 밝혀질 전망이다.
아울러 치과계 내부에서도 돌팔이 검거를 위한 노력들은 계속되고 있다.
울산지부는 돌팔이 검거와 관련 경찰관들에게 포상금제도를 실시, 지난해부터 7~8명의 검거실적을 올렸다.
특히 울산지부의 경우 경찰관 표창, 상품권 및 특별 진료비 할인 카드 증정 등 경찰관을 상대로 혜택을 줘 검거의지를 높이는 방향 등 여러 가지 방법론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김태근 울산지부 법제이사는 “현재 우리 지부의 회원들은 돌팔이 포상금 등에 소요되는 예산을 전혀 아까워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다른 지부에도 적극 권장하고 싶은 제도”라고 설명했다.
갈수록 악화되는 경제위기의 틈 속에서 활개치고 있는 무면허 진료, 이제는 어디에도 발 붙일 곳 없게 만들어야한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