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위생사 임금·직급 등 근무조건 열악
코디네이터와 비교 상대적 박탈감 느껴
경영·서비스 치중 치위생과 교육도 문제
최근 몇 년 사이 코디네이터가 인기 직업군으로 떠오르면서 치과위생사들이 치과진료실을 떠나 코디네이터로 직업을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치과실무 교육을 받은 전문 인력군 누출로 치위생과 대학교육 및 임상에서의 실무경험이 무의미하게 사장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치과계 보조인력 부족난을 가중시키는 등 치과계 전체의 손실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현재 치과계에는 10여개 이상의 코디네이터 교육기관이 성업 중이고 이들 교육기관의 수강생들 중 과반수 이상이 치과위생사일 정도로 코디네이터라는 직종에 대한 치과위생사들의 관심은 매우 높은 편이다.
현재 성업 중인 K 코디네이터 교육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코디네이터 교육기관을 수료하는 치과위생사 중에는 임상업무의 연장선상에서 개인의 역량강화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교육을 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직업자체의 전환을 목적으로 교육기관을 찾는 경우도 상당수에 달한다”고 밝혀, 치과의료와 관련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인력군의 누출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실감케 했다.
그렇다면 치과위생사들은 왜 코디네이터로 직업을 전환하려는 것일까?
3년간 치과위생사로 일하다 1년전 코디네이터로 직업을 바꿨다는 P씨는 “일단 치과에서 치과위생사와 코디네이터는 임금 및 직급 등 대우에서부터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치과위생사인 경우 치과에서 몇 년을 근무한 경력이 있어도 치과보조원이란 인식에 그치는 반면 코디네이터인 경우 병원경영서부터 환자관리 등 서비스 전반을 전담하기 때문에 실장급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치과위생사의 경우 환자의 진료를 많이 보조했다고 해서 이에 따른 성과급이 따로 주어지는 경우가 드문 반면, 코디네이터인 경우 환자유치 등 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주는 곳도 있어 하루종일 힘들게 서서 진료를 보조하는 치과위생사들인 경우, 상대적인 박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
즉 치과위생사들의 교육의 질적 수준이 향상되고 업무영역이 다양화되면서 치과위생사들의 직업에 대한 가치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이들에 대한 근무조건, 임금 등은 제자리 걸음에 머무는 등 개원가에서 이러한 변화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
한편 박일순 동우대학 치위생과 교수는 “치과위생사 본연의 업무에 대한 기본적인 중요성을 간과 한 채 경영과 서비스 교육만을 지나치게 앞세우고 있는 일부 대학 치위생과들의 교육분위기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치과위생사들이 기본 업무인 예방처치나 구강보건교육 등에 대한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영역확보가 아직까지 부족한 상황에서 일부 치과대학 치위생과들이 의료경영 및 서비스교육 등이 마치 치과위생사들의 새로운 업무영역 패러다임인 양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오히려 기본업무의 일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치과위생사들의 업무 일탈을 막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치과위생사 스스로가 의료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갖도록 노력해야 하며 치과의사들도 치과위생사들을 단순보조인력차원이 아닌 동료스텝으로서 인정하고 대우해 주는 등 인식의 전환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