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이하 수불사업)을 주민 설문조사를 통해 시행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설문조사는 과연 제대로 이뤄진 것이 확실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수불사업은 일부 환경단체의 끈질긴 반대로 이미 진행 중이던 청주, 과천 등 일부 도시가 주민 설문조사 등의 과정을 통해 중단을 했으며 준비 중이던 지자체들도 포기하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러나 정세환 강릉치대 교수는 주민설문조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과천과 청주 주민에게 수불사업 찬반의견을 다시 설문조사한 결과 두 곳 모두 찬성 쪽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이들 도시가 주민들의 무작위 설문조사를 통해 그 결과에 따라 사업을 중단했기 때문에 다시 조사된 결과가 지난번과 반대로 나타났다면 보통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번 정 교수의 조사방법이 문제가 있었던지, 아니면 지난번 조사가 문제가 있었던지, 아니면 그동안 수불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바뀌었는지 정밀한 재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정 교수는 이번 조사를 전문기관에 맡겨 실시한 만큼 신뢰성에 최대한 노력했다고 밝혔다. 물론 지난번 조사도 그럴 수 있으리라 본다. 그렇다면 이렇게 수개월만에 반대 결과가 나왔다면 해당 지자체들은 다시한번 설문조사를 정확하게 실시해야 하는 것이 순리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조사발표한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에서도 우리나라 12세 아동 영구치 우식증이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2∼3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대론자들이나 수불사업을 중단하거나 포기한 지자체들은 과연 어떤 예방책이 필요한지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
복지부 구강실태조사 자료는 반대론자들의 주장대로 치약에 불소가 있는 등 다른 방법으로도 아동들의 치아우식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근거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 반대론자들이 수불사업을 독극물과 연계시켜 주민들에게 극도의 혐오감을 조성해 그동안 진행해 왔던 수불사업 마저 중단시키는 일을 벌이고 있는 사이에 우리 나라의 미래의 주역인 아동들의 구강건강 상태는 엉망이 돼 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발표한 ‘수돗물불소화사업의 치아우식증 예방효과 및 안전성’에서도 선진국 62개국이 수불사업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35개국이 식염불소화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업을 공청회 등을 통해 잔뜩 혐오감을 주고나서 설문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중단했던 것이다.
이제 다시 재조사를 하기 바란다. 과천, 청주를 비롯해 중단했거나 포기한 도시 모두 다시 주민들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치협을 중심으로 치의학계가 나서서 대국민 홍보 및 계몽에 주력해야 한다. 잘못된 정보를 차단하고 올바른 정보를 국민에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