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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과학회 심폐소생술 연수회 이혁상 (서울대 치과병원 소아치과 레지던트 3년차)

관리자 기자  2004.07.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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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상황 대처법 등 직접 체험 ‘유익’


의식을 잃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는 것은 책에서만 본(본과 3학년 턴을 돌면서 CPR실습을 해보기는 했지만) 나와는 좀 거리가 있는 이야기였고, 더군다나 체외제세동술 같은 술식은 영화나 드라마 ‘ER"에서나 봤음직한 먼 세상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평상시에 의식하진정 같은, 어느 정도 환자의 상태가 안 좋아질 수 있는, 술식을 많이 시행하는 소아치과의사로서 언젠가는 치료하던 환자에게 응급상황이 올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느껴오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차에 지난 5월에 있었던 대한소아치과학회 종합학술대회에 있었던 박창주 선생님(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치과마취과 전임의)의 강의 내용 중에 있었던 BLS(basic life support)와 ACLS(advanced cardiac life support)에 대한 것들에 관심이 가게 됐고, 대한치과마취과학회에서도 BLS과정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이번 연수회는 기본생명구조술, 자동체외제세동술, 그리고 후두마스크에 대한 강의와 실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기본생명구조술에 대한 강의는 부산대학교 김철홍 교수님께서 해 주셨고 학부시절 배우기는 했지만 머리 속에서 사라져가고 있던 지식들을 다시 한 번 다잡아주고, 최신 지견을 접하는 기회가 됐다. 실습에서는 심폐소생술을 성인과 소아 마네킹에서 모두 시행해 보았으며, 특히 소아에서의 실습을 할 수 있어서 더욱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서울응급의료정보센터 권운용 교수님이 맡아주신 자동체외제세동술의 강의와 실습에서는 정말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체외제세동술의 이론과 실제에 대해 처음으로 접해보는 기회가 됐으며, 우리나라의 열악한 응급구조시설 현황에 대해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됐다.


실제로 응급상황에 처했을 때 내가 혼자서 체외제세동을 시행할 일이 있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지식을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진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김현정 교수님의 후두마스크에 대한 강의 역시 새로운 지식을 접하는 기회가 됐다. 모형상에서 실습을 하면서 응급구조사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니 후두마스크가 정말 응급 상황에서 유용한 도구라는 사실에 동감하게 됐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이 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일을 저질러 놓고서 뒤늦게야 그 일을 처리하려 든다는 뜻이다.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로서 ‘뒤늦게"라는 말은 매우 무책임하고 위험 천만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심폐소생술 연수회는 나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지식을 접하고 몸소 체험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됐으며, 참가자 모두에게는 혹시 닥칠지 모르는 응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의료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상식을 얻게 되는 좋은 자리였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계속될 대학치과마취과학회의 BLS과정에 계속 관심을 가질 생각이며, 아직은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ACLS과정도 빠른 시일 안에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대한치과마취과학회 여러분과 서울응급의료정보센터 관계자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