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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으로 자살·폐업 잇따라 금융권 의료계 현실 검토 분위기

관리자 기자  2004.07.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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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병원 경영난으로 인한 의사들의 자살과 폐업이 잇따르는 등 의료계 현실에 대해 시중 금융권도 의사 대출과 관련,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때 과거에는 의사라는 신분만으로도 최대 3억원까지 신용대출이 가능했지만 요즘은 전체적인 경기불황과 더불어 병원 폐업 등이 잇따라 현장 실사조사 등 신용도 조사 강도를 한층 높이고 있는 분위기다.
은행에 따라서는 연소득별 한도를 재정립하고, 신용평가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대출 기준을 구체적으로 강화하려는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A은행의 한 관계자는 “의사의 경우 타 직종과 비교할 때 연체율 비중은 극히 적은 편이나 개인당 대출액이 크고, 경영난으로 인해 이미 병·의원을 포기한 경우 대출금 회수가 매우 어렵고 연체율도 예전에 비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여러 곳의 외부 신용평가기관을 통해 다각도의 신용평가를 하는 것은 물론 대출시 해당 병·의원의 입지 등을 고려해 대출 한도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B은행의 경우는 최근 대출시 현장 실사조사 외에 각서까지 받고 있다.


이 은행 관계자는 각서와 관련해 “극히 일부 몰지각한 의사 중에는 부정대출 알선업체를 통해 대출 10일 이내에는 은행마다 대출관련 조회가 되지 않는다는 허점을 이용해 동시에 여러 은행에서 대출 받는 경우도 있다”며 “이에 은행에서는 대출 당시를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타 은행에서 이중으로 대출 받을 경우를 대비해 대출파기 각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그래도 일반인에 비하면 의사는 은행 입장에서 보면 대출 선호도 상위권에 해당된다”며 “치과의 경우는 의료계 중에서도 신용도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치과 개원을 앞두고 있는 한 예비원장은 “신규 개원하는 의사들의 경우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급스러운 외관과 최신 의료장비들을 구비하느라 점점 더 많은 비용이 투자되고 있다”면서 “늘어나는 투자비용에 비해 대출을 위한 의사들의 신용도는 예전같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최근 개원의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1인당 개원의들의 부채 규모는 3천만원에서 5천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며, 많은 곳은 2억에서 3억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