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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리리…삐리리…고요속 휴대폰 울림 세미나 참석자 ‘예절’ 갖추자 한 세미나 많게는 10건 이상 벨소리 울려 좌장·연자 휴대폰 울리는 어이없는 경우도

관리자 기자  2004.07.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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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실수 강연흐름 깨…각별히 신경써야


지난 5월 15일 치협 종합학술대회가 열리던 교육문화 회관 3층 강연장. 오전 일찍 시작된 강의임에도 180여명이 참석해 연자의 강의에 열중하고 있었다. 일부 참석자는 좌석이 부족해 뒤에서 서서들을 정도로 참석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진지한 강연장 분위기 속에서 연자가 강의를 시작한지 채 5분이 흐르기도 전에 멜로디 벨소리 휴대폰음이 울리는 ‘고요속의 외침’으로 잠시 강연장 분위기가 흐트러졌다. 다시 연자의 강연이 이어졌으나 그것도 잠시 이번엔 반대편에서 64화음의 멜로디가 흥겹게 울려퍼졌다. 휴대폰 주인도 얼굴이 빨개지며 식은땀이 흐르고 주변의 눈총도 따가웠다. 강연에 집중하던 연자도 맥이 끊겨 잠시 침묵이 흘렀다.


강연이 끝나고 치협 공인학회 학회장을 역임한 바 있고 현재 지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좌장이 일어나 참석자들에게 결연한 어투로 호소의 말을 이었다. “세미나 참석자들도 강사에 대한 예절을 지켜야 합니다. 열심히 강의하는 연자의 강의진행과 흐름을 방해한다”며 “앞으로는 휴대폰 예절을 잘 지켜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 강연이 시작되기 전 치협 종합학술대회의 메인강연으로 진행된 강연에서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상당히 의미있는 말로 연자의 심정을 대변했다. 강연도중 행사 진행본부에서 컵에 물을 담아 전달하자 “나는 강연중에 물을 절대 마시지 않는다.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과의 거리가 멀어진다. 물을 마시면 거리가 멀어져서 안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만큼 연자와 청중과의 교감이 그의 오랜 강연경험에서 볼 때 중요하다는 말이었다.


세미나장에서 휴대폰 소리가 울려퍼지는 경우는 치과계 각종 세미나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한 세미나가 열리는 동안 보통 2∼3건, 더 많게는 10건 이상의 다양한 벨소리가 울려퍼질 때도 있다. 심지어 좌장이나 연자의 휴대폰이 울리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행사 주최측에서는 세미나가 시작되기 전 몇차례 휴대폰 예절을 지켜달라고 당부하고 입구에도 호소의 글을 붙여놔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같은 일이 매번 반복돼 일어나고 있다. 어떤 이는 다른 이들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현장에서 당당하게 통화를 계속하는 모습도 가끔 보게 된다.
이러한 휴대폰 공해는 진지한 강연장의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고 연자의 강연 흐름을 끊어버리는 등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결국 그 피해는 아까운 시간도 비용을 투자해가며 의욕적으로 참석한 다른 사람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세미나의 성공은 연자와 주최측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세미나 참석자들이 어떠한 마음자세와 태도로 임하느냐도 그 세미나의 성패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연자가 아무리 좋은 내용과 충분하게 준비된 자료를 가지고 나왔더라도 참석자들이 함께 호응하고 협조해 주지 않는다면 그 세미나는 기대이상의 효과를 볼 수 없게 된다. 사소한 실수 하나가 강연자의 흐름을 깨고 다른 참석자들에게 짜증나게 하는 정신적 피해까지 주게 됨으로써 세미나를 망치게 할 수도 있게 된다.
치과계 세미나가 제대로 정착하고 그 세미나 문화가 바로서기 위해서는 연자는 연자 대로, 주최측은 주최측 대로, 또한 참석자는 참석자 대로 상식적으로 지켜야 할 기본 예절부터 철저히 지켜나가면서 제대로 된 세미나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모두의 세심한 주의가 더욱 요구되고 있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