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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매체 진료비 파괴 바람 보도 개원가 수가경쟁 조장 ‘빈축’

관리자 기자  2004.07.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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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인해 내원 환자 수가 급감하자 일부 개원의들이 진료비를 덤핑하는 방식으로 환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어 ‘제살 깎아 먹기식 과당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최근 주요 언론매체들이 이러한 일부의 사례를 들어 “치과나 안과 등 경기에 민감한 병원들을 중심으로 진료가격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제하의 뉴스를 여과치 않은 채 앞 다퉈 보도하면서 “개원가 수가경쟁을 한층 더 조장하고 있다”는 빈축을 면치 못하고 있다.


며칠 전 “치아 한 개당 3백 만원대의 임프란트가 150만원까지 떨어졌고, 5, 6만원 하던 스케일링 치료를 만원에 시술해 주는 치과도 생겼다”는 TV 뉴스를 보고는 찹찹한 마음을 거둘 수가 없었다는 K 원장.
K 원장은 최근 주변의 일부 치과들이 환자유치를 위해 수가를 낮추고 있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이대로 있어도 되는 건가 내심 불안한 마음에 동료들에게 전화 걸어 수가를 얼마나 받는 지 물어 봤다”고 털어 놨다.


K 원장은 또 “안 그래도 진료비를 물건 사듯 제고 흥정하려는 환자들이 부쩍 늘면서 ‘장사꾼’ 취급을 당하는 느낌에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감이 한 풀 꺽이던 찰나였는데, 뉴스를 보고 찾아올 환자들을 생각하니 한숨부터 절로 나오더라”고 토로했다.
K 원장은 실제로 방송이 나간 직후 임프란트 치료를 받던 환자가 “좀더 싸게 해 줄 수는 없냐”며 은근히 진료비 인하를 요청하는 하는가 하면, “방송에 나간 치과가 어느 치과냐”고 직접적으로 묻는 환자가 있었을 정도라며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고 푸념했다.
J 원장은 최근 30대 여성 환자가 “일부 치과에선 임프란트 치료비가 기존보다 50%이상 내려갔다”는 내용의 신문기사를 스크랩 해온 것을 보여주며 “작년에 임프란트를 하려고 하다가 너무 비싸서 못했는데 근래 임프란트 가격이 많이 내렸다는 기사를 보고 상담하러 왔다”고 해 쓴웃음만 났다고 말했다.


“그런 치과가 있으면 차라리 그리로 가라”는 말이 입안을 맴돌았지만 겨우 참고 상담을 했다는 J 원장은 “환자도 환자지만 치과계 의료질서를 무너뜨리고 동료간의 불신을 조장하는 일부 동료 개원의들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J 원장은 또 “일부 개원의들이 단시안적이고 이기적인 수가인하가 과당 출혈경쟁으로 이어져 결국 진료 부실을 초래하는 등 치과계 전체의 질서를 해칠 수 있다”고 따끔하게 경고하면서 “백화점 세일을 보도하듯 의료계에도 ‘세일 바람이 불고 있다’는 식의 의료계 내부의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언론들의 보도 행태에도 문제가 있다”고 질타했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