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장애인 치과진료 흐름 살펴 -
치과대학을 졸업한지 막 3년째에 접어드는 새내기치과의사의 자격으로 이번 세계 장애인 치과학회에 참석하고, 또한 방문기를 쓰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장애인 및 사회 소외계층을 위해 봉사해 오신 많은 선배 치과의사 선생님들께 존경의 말씀을 전하며 이번 글을 시작한다.
예과 2학년 때 약 6개월 간 장애인 시설에서 보조 교사 봉사활동을 한 경험이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예과생이었고,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때의 경험이 장애인 치과학에 관심을 갖게 되고 지금의 활동을 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다.
세계 장애인치과학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disability and oral health)는 1971년 미국 애틀랜틱 시티에서 첫 번째 학회를 시작한 이래 2년마다 장애인 치과계의 중요한 이슈를 주제로 학회를 개최해 왔다. 올해는 17번째 세계 학회로,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캐나다 캘거리에 있는 캘거리 대학에서 열렸다. 이번 학회는 또한 제 16차 special care dentistry 국제학회 (special care dentistry"s 16th annual international conference)와 함께 ‘Building Bridges- Stepping stones to the Future"를 주제로 개최됐으며, 전 세계 약 30여개국 400여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스마일재단 사업본부장 임지준 선생님과 국립재활원 심선주 선생님, 서울시립 아동병원 심수현 선생님, 그리고 나까지 4명이 참가했다.
이번 학회에 참석한 것은 장애인 및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환자의 치과치료에 관한 세계적인 흐름에 대해 알아봄과 동시에, 올해 말에 창립 예정인 (가칭)대한 장애인치과학회의 준비과정에서 세계 학회의 도움을 얻고, 특히 현 세계 장애인 치과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Dr. Friedman을 학회 창립 기념 심포지움의 연자로 초청하고자 하는 의미도 있었다.
캐나다로 떠나기 전 다행히 현지 교회의 도움으로 학회 기간 동안 통역을 맡아줄 분이 섭외가 돼 언어에 대한 부담과 공포는 조금 덜 수 있었다.
24일 오전에는 세계 각국의 대표단이 모인 가운데 대표자 회의(council meeting)가 이뤄졌다. 나는 이 회의에 Dr. Friedman의 제의로 게스트로 참여하게 됐는데, 수많은 외국의 나이 지긋하신 선생님들 사이에서 처음엔 상당히 당황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장애인 치과 현황 및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발표한 후 많은 분들께서 격려의 말씀과 함께 관심을 보여주시어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약 25국에서 2명씩 총 50여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각 나라 대표들은 자국의 장애인 치과학회 운영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서 발표하고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선진국이거나 개발도상국이거나에 관계없이 모든 나라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고민은 장애인 치과학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 부족이었다. 그래서 회의의 주 안건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 치과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보는 것이었다.
Council Meeting을 마친 후 캘거리 시내에 자리 잡은 Foothills medical center 내의 dental clinic을 방문했다. 이 곳은 캘거리 유일의 장애인 치료 및 특수 진료가 가능한 치과 진료소인데, 2명의 치과의사와 3명의 치과위생사 및 7개의 진료실로 이뤄져 있다.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었지만, 입구에서부터 진료실까지의 배치와 동선이 장애인과 몸이 불편한 환자들이 이동하기 쉽도록 이뤄져 있다. 특히 휠체어를 탄 환자가 유니트 체어에 안전하게 앉을 수 있도록 하는 리프트 장치가 진료실 세 곳에 설치돼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주 환자층은 장애인, 구강암 수술 후 보철적 처치를 필요로 하는 환자, 고령자, HIV 환자 등 special care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2개의 진료실에는 IV 또는 inhalation sedation을 할 수 있는 장비가 갖춰져 있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