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병원 치과병원 건립 제약 반발
치과진료처장 권오원 교수 사퇴서 제출
경북대 치과진료처장(치과 병원장)인 권오원 교수가 이달초 치과병원 신축과정에서 경북대 병원측의 무리한 예산축소 종용에 강력 반발, 사퇴서를 제출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 권 처장의 사퇴서 제출은 지난 2년간 3명의 치과진료처장이 사퇴서를 제출하는 등 경북치대를 비롯한 국립대 치과진료처의 의대병원 예속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개탄의 목소리가 높다.
권 처장 사퇴의 배경은 지난해 이사장, 의·치대 학장, 교육부 관계자, 대구시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경북대학교 병원 이사회에서 치과병원 신설을 골자로 하는 안을 통과시켰으나 최근 예비 설계 결과 해당 견적이 150억에 달하자 이를 100억 이내로 축소하라는 안을 강요한 데에 비롯됐다.
당초 경북치대측은 예산의 상당부분을 경북대 병원에서 지원하고 교육부에서도 일부를 지원해 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번 조치로 인해 적지 않은 차질을 빚게 됐다.
경북치대 한 관계자는 “예비 설계 견적을 100억 이내로 하라는 것은 현재 경북치대가 계획한 안에 비해 절반정도로 예산을 축소하라는 것”이라며 “이같은 상황이라면 치대병원의 정상적인 신축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경북대 병원측의 무성의를 성토했다.
현재 경북대 병원측이 치과병원 건립에 제약을 걸고 나선 것은 첫째, 치과병원 독립 자체에 대한 저지 둘째, 건립예산을 축소시키려는 의도 등으로 분석된다.
특히 치과진료처의 경우 지난 5~6년 동안 꾸준히 흑자 기조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이를 독립시킬 경우 6~7% 내외의 수입원이 빠져나가 전체 병원 재정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경북대 병원자체가 산재병원, 암병원, 칠곡 제2병원 건립 등 현안이 산재한 만큼 의과에 우선순위를 두려는 전략의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경북치대는 지난 2002년에는 김영진 교수, 지난해에는 최재갑 교수가 각각 치과병원 신축사안과 관련 치과진료처장직을 사퇴한 바 있다.
특히 경북치대는 지난 5월 30주년 기념 행사에 맞춰 치대병원 기공식을 가지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왔던 터라 이번 사태는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경북치대는 향후 전직 학장 및 진료처장을 중심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 이번 사태에 강력하게 대처해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치과종합진료실장인 남순현 교수는 “치대병원 신축은 첫째, 새로운 전문대학원 시스템 제도 도입과 맞물려 있으며 둘째, 환자 진료 환경의 현대화, 효율화를 위한 것”이라며 “이번에는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류현모 경북치대 교수는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은 근본적으로 치과진료처의 인사 및 재정권이 의과측에 예속돼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은 불평등 관계는 단지 경북치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치과의사들의 지위와 연관된 문제”라고 지적, 이 사안에 대한 치과의사들의 관심과 환기를 거듭 당부했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