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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기]일본장애인치과학회를 다녀와서/“기본에 충실·대규모 행사·참여 열기 후끈”임지준 (스마일재단 사업본부장)

관리자 기자  2004.12.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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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장애인 치과학의 역사는 약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애인치과학에 뜻을 둔 5명의 치과의사들이 학회를 준비하고, 장애인들을 위한 치료시설 등을 만들고자 10여년을 노력한 끝에, 1981년 동경에 장애인 구강보건센터가 세워졌고 1984년 장애인 치과학회가 설립되었다.
우리나라는 이제 학회가 설립되고(2004년 11월) 구강보건센터가 지어지고 있으니 (2005년 4월 완공예정) 일본에 비해 약 20∼30년 뒤쳐졌다고 할 수 있다. 장애인 치과학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선진국인 일본의 학회를 작년부터 참석하였다. 작년에는 사실 우리나라 학회준비도 안되어 있는 상태여서 말 그대로 둘러본 정도였다. 우선 학회의 규모에 무척 놀랐었던 것 같다. 한 100명쯤 참석하겠지하는 예상과 달리 1500명이 학회를 참석하였고 연제만 해도 200∼300개였다. 아마 우리나라 치과 학회 중 가장 큰 학회와 엇비슷한 정도였다.


올해에는 우리나라 학회창립도 앞두고 있고 해서인지 작년과는 다른 많은 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선은 변함없는 규모와 참여 열기였다. 오사카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학회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1300여명이 참가하였으며, 유심히 봤지만 이틀간 참가자수가 거의 변함이 없었다.
두 번째는 장애인치과학회라고 해서 치과의사들만의 학회가 아닌 장애와 관계된 모든 사람의 학회였다는 것이다. 우선은 후천적으로 장애인이 된 유명인사(올해는 미스일본)의 재활담을 가장 중요한 강좌 중에 집어넣고, 또한 그해 이슈가 된 장애인 치과와 관련된 문제(올해는 오사카 장애인센터 재구성문제)에 대해 이와 관련된 여러 계층(행정가, 신체장애인, 지체장애인 보호자, 정신지체장애시설관계자등)의 토론장도 마련하였다. 작년 학회 때 일본학회장이 이야기한 “장애인치과학은 치과 의사 뿐 아니라 정부관계자, 복지담당자, 장애인들의 협력이 이루어져야만 발전이 가능하다”는 말이 다시금 생각나게 하였다.


세 번째로는 장애인치과학의 전문화와 세분화 및 끊임없는 편의 용품 개발이었다. 장애영역을 좀 더 여러분야로 나누어 각각에 대한 실태조사와 치과적 처치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발표되었다. 특히 올해는 섭식장애에 대한 연구가 많이 발표되었다. 우리나라로서는 아직 관심도가 떨어진다 할 수 있는 섭식문제에 대해 일본은 20년 전부터 관심을 갖고 꾸준히 연구를 해오고 있다. 세계에서 이유식이 제일 발달된 곳이 일본이다. 또한 매년 2∼3개의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 용품이 개발되어지고 있는 것 같다. 올해에는 편하게 이를 닦을 수 있도록 하는 360도 칫솔이 새롭게 등장하였다.
마지막으로는 일본의 가장 강점인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모든 발표 연구들이 가장 최신 술식과 연구에 집중할 것 같지만 실제 연구의 반 이상은 양치질과 관련이 있었다. 즉 장애인들의 가장 기본이며 중요한 구강관리법인 양치질을 어떻게 해주느냐는 것이다. 실제 일본장애인진료센터에서도 대다수의 치료실에서 의사들이 직접 양치질을 시행해주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장애인 치과학회의 창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 장애인치과학회의 외적인 규모는 어쩌면 5∼6년 안에 키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20여 년 간 학회를 지속적으로 학회를 이끌어 올 수 있었던 학회 구성원들의 열정과 축적된 학문적 연구 성과는 하루아침에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장애인치과학이 단순히 치과의 한 영역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의료계 및 장애인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때 우리도 장애인치과학의 선진국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