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사 커미션 챙긴 후 ‘나 몰라라’
최근 일부 컨설팅 사를 통해 무리하게 개원 자금을 늘려 대출을 받았던 치과의사 등 개원의 일부가 무더기로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현재 치과의사 등 의료전문 직군에서 전 은행을 통틀어 신용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액수는 3억 원 선.
그러나 일부 컨설팅 업체들이 브로커로 나선 가운데 은행신용정보처리의 허점을 악용, 자금이 급한 개원의들에게 한도액 이상의 무리한 대출을 받아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들이 차후 발생하게 될 문제점에 대해서는 쉬쉬 한 채 대출을 받아 주는 조건으로 커미션만 챙긴 후 나 몰라라 한다는 것.
이에 개원의들은 모든 문제를 떠안은 채 하루아침에 ‘신용불량자’가 될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은행 대출업무를 맡고 있는 관계자에 따르면 은행에서는 대출 전 대출자의 신용정보를 먼저 조회해 한도액 이상으로 다른 은행에 대출 받은 자금이 있는 지를 선 확인한 후 이상이 없다는 것이 확인 되면 대출을 해 주게 된다.
그러나 한날 한 시에 2개~3개 은행에서 각각 2~3억원 정도의 대출을 동시 다발적으로 받을 경우, 각각의 은행마다 신용정보 처리를 위해 소요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대출이 진행되는 동안 신용정보에 대한 공백이 생겨 미 대출자로 파악 된다는 것.
즉 컨설팅 사에서는 은행신용정보처리상의 허점을 악용, 개원의들에게 한도액 이상의 대출을 받게 해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1~2년 후 대출 연장 시점.
편법을 이용해 2개 은행서 각각 3억원의 대출을 받았다고 가정했을 경우 아무리 성공적인 개원을 했다하더라도 1~2년 사이 대출원금을 갚기는 무리.
때문에 대출 연장을 신청하게 되는데 이 과정서 타 은행 대출금에 대한 신용정보가 필연적으로 노출 될 수밖에 없다는 것. 이밖에 대출 연장 이전에 대출금에 대한 신용정보가 발각 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바로 대출 상환압력을 가하게 되며 은행에서 요구한 기간 내 상환을 하지 못했을 경우 병원 건물 등이 가압류에 처해진다. 보다 심각한 경우는 신용불량자로 처리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염두에 두지 못한 개원의들은 그제서야 당황하게 되지만 커미션을 받아 챙긴 컨설팅 사들은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일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에서 올 초부터 이 같은 사태가 무더기로 적발되기 시작하자 관련 대책을 마련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대표적인 개원의 대상 대출은행인 한미은행 닥터론 이정근 과장은 “최근 이 같은 눈속임을 걸러 내기 위해 대출 후 1, 2주 사이에 대출자에 대한 신용정보를 재확인하는 등 대출시 신용정보 파악을 보다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 과장은 또 “무리한 대출을 하는 개원의들 중에는 정말로 돈이 없어서 대출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인테리어 시공 시 은행의 대출자금을 이용, 절세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경우도 상당수에 달한다”고 밝혔다.
후자의 경우는 은행에 의해 적발 됐을 경우 대출금을 바로 상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브로커의 말만 믿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전자의 경우.
박준배 PMCG 의료경영 컨설팅 사 대표는 “최근 이 같은 대출문제로 인해 상담을 해오는 개원의가 부쩍 많아졌고 이중에는 치과의사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최근 몇 년간 이러한 방식으로 대출을 받아온 개원의가 상당수에 달하기 때문에 현재까지 밝혀진 것은 빙산의 일각이 이라는 것.
박 대표는 “대출 상환 기한을 코앞에 두고 있으면서도 이러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거나 이미 정보를 접하고 속앓이만 하는 개원의들도 있다”며 “이 같은 문제가 앞으로 개원가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대표는 또 “이러한 경우 특별한 해결책이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처음부터 상세히 알고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며 “대출을 생각하고 있는 개원의들인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