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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병일 서울치대 명예교수 봉사 40년·베트남 인술 10년 베트남에 한국사랑 심다

관리자 기자  2005.01.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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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베트남 언청이 200여명 시술


“…수술실에서 한국 교수님들이 헌신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수술해야 할 환자가 많기 때문에 점심시간도 쉬지 않고 계속 수술을 강행했습니다.…”
빈둥성 종합병원 수술실. 언청이 환자를 둘러싸고 한국인 수술팀들이 마무리 치료에 여념이 없었다. 점심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채 수술이 끝나지 않은 것이다. ‘빈둥(BINH DUONG)신문" 기자는 이들의 활동상을 보고 이렇게 보도했다.
40여년의 세월을 한결같이 무료 진료로 봉사하고 있다면…그에게는 환자에 대한 깊은 사랑이 몸에 베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명예만을 생각한다면 그토록 오랜 세월동안 봉사활동을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민병일 서울치대 명예교수(민일치과병원 이사장). 그에게는 여러 별칭이 따랐다. ‘마이더스의 손’이라는 별명은 베트남인에게서 얻어진 별명이다. 그의 손을 거처간 수많은 구순구개열 환자(언청이)들이 정상인이 돼 사회에 떳떳이 나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의 손’을 가진 민 교수의 별칭은 그리 과분한 것 같지 않다. 너무나도 가난해서 40, 50, 심지어 60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사회에 제대로 나서지 못하고 음지에서 숨죽이고 살고 있는 언청이 환자들에게 로또와 같은 인생역전의 기회를 주어준다는 것은 환자 개인에게는 엄청난 행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제주도부터 시작한 언청이 무료수술 활동이 중국 연변, 베트남으로 이어져 오고 있지만 지금까지 환자는 제가 직접 예진 후 선택합니다. 원칙은 우선 가난한 환자부터 할 것, 나이가 가장 많은 순으로 할 것입니다.”
나이 들도록 수술 받지 못했다면 돈이 없기 때문이라는게 민 명예교수의 진단이다. 따라서 가끔 고위층으로부터의 청탁도 있었지만 그는 그러한 부탁을 들어준 적이 없다.
“또 하나의 원칙은 단 한 사람이라도 대학병원에서 수술받은 것 이상으로의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입니다.” 결코 ‘적당히’가 통하지 않는다. 지난 12년 동안 한일 합동으로도 진료봉사하고 있는 그는 일본이나 미국이나 어느 수술팀보다 뒤쳐진다는 말이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할 정도로 언청이 수술에 관한한 최고라는 그의 자부심과 열정은 대단하다. 도저히 75세라는 그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그런 그가 구랍 17일부터 25일까지 베트남 호지민시 북쪽 30Km에 위치한 빈둥성 종합병원에서 10년째 한국 단독 진료봉사를 마치고 돌아왔다.
그와 함께 10주년 진료봉사를 마친 진료팀은 김명진 교수(서울치대병원 진료처장), 오영석 교수(분당 서울대병원 수술부장), 김종열 교수(부산치대), 최진영 교수(서울치대), 안강민 펠로우, 유순용 수간호사 등이다.


1993년 일본 초청으로 벤체성립병원에서 한일 합동 언청이 무료수술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베트남 진료봉사를 시작한 그는 1995년부터는 일본과의 한일 합동 진료 봉사 후 곧바로 한국 단독으로 빈둥성 종합병원에서 언청이 수술을 해 왔다. 빈둥 지역을 택한 것은 한국인 기업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후 10년 동안 그의 손을 거쳐 정상인이 된 환자 수만 200여명이다.
하지만 민 명예교수의 봉사역정은 한참 뒤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968년 서울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전쟁 후 낙후돼 있던 제주도를 선택하여 진료봉사를 해 왔었다. 그 봉사활동은 무려 30년의 세월을 밟아왔다. 30년 후의 제주도는 이미 관광지로 지역주민들의 경제적 여건도 많이 향상된 상태라 그는 30년을 끝으로 제주도를 떠났다.


그 후 그는 1993년부터 중국 연변 조선족을 대상으로 언청이 무료수술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베트남까지 봉사의 손길을 뻐친 것이다. 여름 휴가는 연변에서 봉사활동으로 보내고, 겨울에는 베트남에서 봉사하는 식이다. 지금은 베트남에만 주력하고 있지만 그의 나이로 보면 간단한 일은 아니다.
“진료봉사의 일차 목적은 수술이지만 2차 목적은 새로운 의술의 전수이고 3차 목적은 낙후된 의료시설의 지원”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