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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적 고통·마음의 병 앓고 있어요” 지진해일 피해지역서 2500여명 진료 활동

관리자 기자  2005.01.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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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홍보실 송상호씨 ‘반다아체’ 실상 송신


“공단의 롬바떼 난민촌 진료소엔 특히 고아 환자들이 많습니다. 영어구사력이 뛰어나고 반듯하게 생긴 13살 소년 릴리는 심한 오열과 기침을 견디다 못해 비실거리며 진료순서를 기다렸습니다. 부유한 가정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았지만 집을 덮친 쓰나미로 부모와 동생은 파도에 휩쓸려 갔습니다.…빤히 보는 눈 앞에서 7명의 자식들을 수마에 하나씩 잃어버린 이쓰라는 하루종일 촛점없이 입을 벌린채 멍하게 앉아있습니다.…17세 에스마리는 수액(링겔)을 꽂고 누워있는 13살인 동생 줄리아디를 보며 한없이 흐느낍니다. 심약하기만 한 두 형제로부터 부모를 빼앗아간 쓰나미는 너무나 혹독한 운명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난민들 모두는 육체적 고통과 함께 마음의 병도 앓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홍보실 송상호씨는 일산병원 의료진과 쓰나미 최대 피해지역인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에 파견돼 그 곳 실상을 2차례 걸쳐 송신했다.


송씨는 “시간과 함께 세계의 관심이 식어가고 있다”며 “귀국하기 전 진료팀 중에서 다음 의료진이 이곳에 올 때까지 연장해 일부라도 체류해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했으나 진료팀의 안전을 고려한 단장의 결정으로 귀국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의료진은 지난 11일~18일간 지진해일 최대 피해지역인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에 긴급 파견돼 의료활동을 벌이고 지난 21일 귀국했다.
반다아체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사마하니와 롬바떼 난민촌에서 진료를 시작한 의료진은 하루 평균 400명의 환자를 진료, 모두 2,500명에 이르는 환자들을 진료했다.
특히 사마하니 지역은 조경희 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을 팀장한 의료진이 들어가 전까지 그동안 의사들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지역이어서 지진해일 피해 환자 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까지 찾아와 진료를 받았다.


김철수 단장(산부인과 전문의)이 돌보았던 롬바떼에는 쓰나미로 고아가 된 환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의 한 관계자는 “의사회나 한의사회 등 단체를 제외하고 단독으로 의료진을 파견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대형병원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국내의 현실임을 감안한다면 국가적인 의료구호시스템을 구축해 보다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지원활동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종환 기자 choi@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