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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근 교수의 윤리교실]치과의료 윤리교육에 대한 소회

관리자 기자  2005.01.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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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나 회원 보수교육 등을 통해 치과의사들에 대한 윤리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세치대에서는 몇 년전부터 본과 2학년을 대상으로 ‘치과의료 윤리’ 과목을 정규과목으로 개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교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예방치학교실 권호근 교수의 평가와 과목을 수강한 뒤 학생들이 제출한 소감문을 통해 윤리문제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편집자 주>

 


치과대학생 때 읽은 책 중에서 오래 동안 기억나는 책 중에 하나가 미국의 유명한 신학자인 라인홀드 니브어가 저술한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인사회란 책이다. 이 책에서 제기하는 문제의식은 개개인을 보면 모두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사람들인데 이러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사회는 항상 비도덕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문제투성이 사회가 되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치과계를 바라 볼 때 느끼는 필자의 의문과도 같은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한국사회에서 최우수한 엘리트 집단들이고 개인적으로 만나면  모두 인격적으로 휼륭하고 도덕적인 치과의사들인데 치과계를 포함한 의료계는 왜 툭하면 사회와 언론으로부터 이기적이고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매도를 당하는가? 이러한 의문은 아마도 본인만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필자가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하바드대학의 교수였고 유명한 신학자인 하비콕스가 쓴 ‘예수 하바드에 오다’란 책이 있다. 이 책은 1980년대 초 하비 콕스가 하바드대학생을 대상으로 도덕적 사유(Moral Reasoning)과목의 예수와 도덕적 삶(Jesus and Moral Life)이란 제목의 강좌 내용을 정리하여 발간한 것이다.


하바드에서 이러한 강좌를 개설하게 된 이유는 미국에서 가장 최고의 엘리트인 하바드 출신들이 왜 부절한 거래와 불법 행위, 연구결과 조작과 같은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는가 하는 문제인식 때문에서이다. 하바드 학생들은 화학 실험에 대한 휼륭한 리포트나 남북 전쟁의 원인 등에 대해서잘 잘 알고 있지만 자신들이 받은 교육 어떻게 윤리적인 책임을 가지고 적용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고 학교 당국도 교육 시키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즉 하바드 학생들은 사실에 있어서는 전문가지만 가치관에 있어서는 초보생이라는 것을 학교 당국은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하비 콕스가 하바드 당국으로부터 이러한 강좌 개설을 부탁 받았을 때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회의적이였다고 한다. 첫째 윤리란 것을 강의실에서 가르친다고 학생들이 윤리적으로 행동할 것인가? 차라리 종교 기관이나 가정에서 가르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은가? 둘째, 학생들이 윤리이론 이나 윤리적 사유에 통달 한다고 하여도 과연 윤리적 행동을 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사실 이러한 고민과 회의는 필자가 5년 전에 처음으로 연세대학치과대학 교과과정에 치과의료윤리 과목을 개설하려고 했을 때 느끼던 고민과 같은 것이었다. 더욱이 언행 일체를 강조하는 한국의 유교적 윤리관에 비추어 볼 때 과연 선생인 나는 학생들에게 윤리를 가르칠만큼 평소 윤리적인 행동과 삶과 살아왔고 앞으로 실천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자의식은 강좌 개설을 망설이게 했던 또 다른 이유였다.


오늘날에는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윤리적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하비 콕스가 처음에 회의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와 도덕적 삶이라는 윤리 강좌를 시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