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1048)골프는 곧 인생이다/이영석

관리자 기자  2005.01.31 00:00:00

기사프린트

골프는 처음부터 끝날때까지
자신과 싸우는 여정이며
웃고 울수 있는 드라마와 같다


골프를 시작한지 얼마 되진 않지만 골프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던 것 같다. 병원 수련 생활을 마치고 바로 개원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 동료 개원의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 당시만 해도 골프는 사치스런 여가 생활이었으며 골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포기할까하는 생각도 가졌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저런 생각들을 저버리고 나름대로 골프를 해왔던 것이 다행이었다고 생각되며, 또한 내 생에 큰 보람이었다고 자부한다.
나름대로 골프에 대한 철학과 생활에 대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그런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되면서 나름대로 되돌아보고 싶다.


처음 머리를 올린 날이 6월 6일로 기억되는데, 어스름한 새벽, 푸른 잔디 위엔 밤 새 살포시 내려앉은 이슬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이런 낙원이 없다 싶었다. 푸른 들판에 몇 안되는 사람만이 거니는 순간엔, 평소 좁은 진료공간에 생활해온 나에겐 큰 충격이었다. 사방은 고요하고, 잔디를 스치는 발자국 소리가 귓가를 맴돌 때 나를 돌아보게 하였으며, 같이 한 사람들과 평소 못한 친근한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또 하나의 행복을 만들어 낸 셈 이었다.
누군가 골프(GOLF)의 의미를 G(Green), O(Oxyzen), L(Light), F(Friend)로, 푸른 잔디 위를 맑은 공기를 마시며 따뜻한 햇볕 아래서, 친구들과 함께 거닐며 즐기는 운동이라고 하는데, 골프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일 듯 싶다.


그러나 골프를 거듭할 수 록 이런 좋은 기억은 퇴색하면서 새로운 고민이 생기고 골프에 대한 시간과 노력이 더더욱 필요하게 되었다. 누구나가 갖게 되는 과정이겠지만, 골프는 마라톤이나, 수영 같은 기록을 요하는 경기와 같이 대부분이 자신과의 싸움을 필요 한 것 같다. 


흔히 골프를 멘탈 게임이라 하는 이유 중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이 심리적인 면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미묘한 감정이나 작은 웃음소리 등에 따라서도 엄청난 차이를 나타내곤 하는데 심리상태를 컨트롤 할 줄 아는 골퍼가 결국 나중에는 훌륭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 그러려면 먼저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야하고, 매사 침착하고 언제나 집중하는 자세를 나타내주어야 한다. 처음에 가졌던 감정을 너무 낭만적인 인생으로만 생각해서 갖게 된 고민이었다. 차츰 골프를 알려고 노력하고 순응하면서 다시 알게 되었다. 또한 급한 성격에 변화를 주었고 어떤 일에 집중하는 성격을 갖게 되었다.


흔히들 ‘골프는 곧 인생이다’ 라고 하는데, 이제야 남들 생각과 공감하게 되었다. 골프는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자신과의 싸우는 여정이며 그로인해 웃고 울 수 있는 드라마와 같다. 그린을 밟기까지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연구와 연습을 한다. 1번 홀 첫 티샷을 할 때는 10년, 20년 구력을 가진 골퍼나 초년생 골퍼, 싱글 골퍼나 비기너, 누구든지 설레는 맘은 똑 같다. 많은 준비를 한 사람 일수록 설레임은 더 한다. 연습을 많이 하면서 기대를 잔뜻 하고 있는 라운딩 전날은 잠이 안 온다. 골프는 준비가 필요한 운동이며 그로인한 결과가 분명히 나타나는 운동이다. 이게 바로 우리가 사는 인생과 비슷하지 않을까?


요즘은 골프에 대한 나의 자세를 다시 다짐하곤 한다. 
예전엔 라운딩하면서 결과(스코아)에 너무 집착하였던 같다. 노력하였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땐 많은 실망을 하였는데, 이젠 노력과 과정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소홀히 했던 동료들과의 관계, 첫 경험의 순수한 맘들을 뒤 돌아보고 싶다.


이 영 석

·92년 조선치대 졸
·현)광주 이영석 치과의원 원장
·광주지부 골프 동호회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