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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간 줄다리기 시대

관리자 기자  2005.02.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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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급여비용 적정화 연구를 위한 공동연구기획단이 출범하기 앞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5개 의약인 단체장간의 사전 회의가 지난 2일 열렸다. 이날 양측간에는 공동연구기획단이 원활하게 가동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이날 동종업계인 의협과 치협 및 다른 단체간에는 약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이날 공동연구기획단 단장에 의협 회장이 맡겠다고 나섰고 다른 의약인 단체장들은 이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였다. 결국 공동연구기획단은 간사제로 운영키로 하고 기구 운영은 실무자인 보험이사급으로 구성하여 나가기로 했다.


의협 입장에서는 요양급여비용의 대부분을 자신들이 차지하고 있으니만큼 가장 많은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자신들이 이 기획단 운영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과거 요양급여비용협의회가 발족할 때나 몇차례에 걸친 위원장 선거전에서도 그러한 사고방식으로 협의회를 좌지우지하려 했던 의협이고 보면 이 부분에 관한한 한이 맺혀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치협의 경우만 하더라도 현재 5%수준의 요양급여비용을 차지하고 있지만 치과계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수입원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단지 퍼센트가 높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의협이 치협 등 다른 단체의 입장을 도외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결국 이날 의협의 주장은 다른 단체의 반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한 종별수가제 문제에서도 의협과 다른 단체간에는 이견이 있었다. 의협은 찬성입장이고 다른 단체들은 좀더 검토해 보자는 의견이었다. 이들 단체들은 수가계약제가 도입되면 한정된 건강보험재정을 각 단체별로 더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이미 의료계는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첨예하게 움직이고 있다. 수년전부터 진행돼 오고 있는 의약분업 문제나 약대 6년제 도입, 한약사제 도입 등의 현안은 아주 예민한 이해관계이고, 의료개방은 서로의 관점이 달라 미묘하게 찬반이 나눠지고 있다. 종별계약제 역시 단체간의 이해관계가 각각 다르다.


이렇듯이 이젠 종전처럼 정부와 의약인 단체간의 양자간 줄다리기가 아니라 다자간 줄다리기 시대가 돼 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공동연구기획단도 마찬가지다. 이젠 공단과 의약인 단체의 협의가 아니라 다자간의 협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어려움이 여기에 도사리고 있다. 초반부터 단장자리를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얽히듯이 앞으로 이 기획단의 운영 역시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기획단에서는 앞으로 환산지수 산출방법 검증 및 개발, 기존 의료수가 조정 방법 평가 등 의료수가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각 단체간의 민감한 사항들이 들쳐질 것이고 상호간의 수위조절 문제로 간혹 대립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치협도 지금보다 더욱 면밀하게 이같은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철저하게 회원들의 권익차원에서 수가조절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치협 대표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